최초라는 단어에는 어딘가 모르게 희망적인 느낌이 담겨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괴물이 나타나고부터는 최초가 붙으면 일단 불길한 기분부터 든다.
이런 때 청양군의회가 기분 좋고, 희망적인 최초의 사건을 하나 터트려 눈길을 끈다.
바로 지난 26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군민들을 위해 충남 최초로 1인당 10만원씩 지급하는 방안을 집행부에 제안하기로 한 것이다.
사상 초유의 국난에 긴급생활안정자금 등 각종 지원책이 넘쳐나는 터라 청양군의회의 제안이 크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번 제안에는 군민을 위한 고뇌의 흔적이 역력하기에 구기수 의장을 비롯한 군의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청양군의 지역경제는 최악의 상태로 추락하기 일보 직전이다.
이 같은 현상은 대한민국 거의 모든 지역에 해당되는 것으로 전례 없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에 모두가 동감하고 있다.
청양군의회는 사각지대 없는 피해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 군민에게 지원하는 '보편적 군민 긴급 재난지원금'을 특단의 대책으로 꺼내들었다.
청양군에 주소를 둔 전 군민을 대상으로 1인당 10만원씩 지급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것 가지고 특단의 대책이 되겠어?’ 혹은 ‘먹고 살만한 사람까지 10만원을 줄 것이 아니라 더 절박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라’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물론 이 같은 주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최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이라도 해보자’는 청양군의회의 절박함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또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니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돼 있어 믿음이 간다.
군의회에 따르면 지원금은 청양사랑상품권으로 1회 지급되고, 수령 후 3개월 이내에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2월말 기준 외국인을 포함한 인구가 3만2027명이라고 하니 계획대로면 32억 270만원이 3개월 동안 청양군에 풀리게 된다.
청양사랑상품권이니 외부로의 유출 걱정 없이 고스란히 지역경제에 흡수될 수 있다.
고소득층의 지원대상 포함에 대한 ‘형평성 측면에서 모든 군민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하고 대상자 선별에 드는 불필요한 행정비용 최소화, 그동안 세금은 많이 냈지만 각종 혜택에서 소외됐던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는 군의회의 답변도 똑 부러지는 만큼 이번에는 전적으로 힘을 실어줄만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렇게 ‘보편적 군민 긴급 재난지원금’으로 긴급수혈을 하는 동안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중장기적인 대비책을 마련한다면 제 아무리 고약한 전염병도 결국엔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제8대 청양군의회는 시작부터 최초라는 단어와 인연이 깊었다.
군의회 역사상 최초의 여성의장이 탄생한 것도 그랬고, 전체 의원 7명 중 초선의원이 5명이나 되는 것도 그랬다.
그럼에도 구기수 의장의 포용의 리더십과 신구 의원들의 팀워크는 역대 어느 의회보다 탄탄한 결속력을 만들어 냈고, 이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의정활동을 펼쳐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충청남도에서 첫 번째로 발을 디딘 ‘보편적 군민 긴급 재난지원금’도 구기수 의장과 군의원들이 만들어낸 멋진 합작품이다.
구기수 의장과 군의원들에게 한마디 당부하고 싶다. 청양군민들을 위해 최초를 넘어 최고가 되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