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20여일 째… 느슨해진 자발적 참여 어쩌나
‘사회적 거리두기’ 20여일 째… 느슨해진 자발적 참여 어쩌나
12일 부활절 앞두고 교회 현장예배 늘어… 학원·교습소 휴원율도 6.6% 그쳐
  • 김일환 기자
  • 승인 2020.04.0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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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일보 김일환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0여 일째로 접어들면서 대전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느슨해지고 있어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대전시와 대전교육청 등에 따르면 정부와 지자체의 강력 대응에도 불구하고 대형교회 현장 예배 강행 등 다중이용시설이 다시 문을 열고 있으며 학원은 휴원을 접고 속속 개원하고 있다.

대전시가 집계한 지역 교회 수는 2178곳으로 이 중 70%는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고 있지만 30% 교회는 현장 예배를 이어가고 있다. 620여 곳은 문을 개방하고 있단 얘기다.

시는 현장 예배를 하는 교회를 대상으로 현장 점검에 나서고 있지만 “교회가 코로나19 근원지냐”며 이곳 교회들의 반발이 심해지고 있다.

실제 지난 주말인 5일엔 교회를 대상으로 온라인 예배 권고를 하다 일부 교회들의 반발로 점검을 이어가지 못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일부 교회가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시 점검반 출입을 막아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 권고에 따라 온라인 예배를 하고 있는 교회들도 현장 예배로 돌아가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오는 12일 부활절로 더는 현장 예배를 미루기도 힘들다는 교회들도 늘고 있다.

이에 시 공무원들은 물론 목사들도 곤혹스럽기는 매한가지다. “다른 교회는 다 여는데 왜 우리 교회만 현장 예배를 못하나” 하는 교인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기가 힘들다는 전언이다.

완연한 봄 날씨로 공원도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잔디밭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음식을 나눠 먹거나 운동하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문을 닫았던 상점들도 하나둘씩 영업을 재개하면서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습이다.

신학기를 맞아 학원들도 속속 개원하고 있다. 온라인 개학 첫날인 이날 수험생들은 온라인 수업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와 함께 학원가로 몰리고 있다.

지난 6일부터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2주 연장됐지만, 문을 닫은 학원 수는 3분의 1을 밑돈다.

정부는 지난 8일 전국의 학원에 운영중단을 권고하고 방역수칙을 위반할 경우 운영정지 명령을 내리기로 했지만, 개원은 점차 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가 8일 공개한 ‘학원·교습소 휴원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전국 12만6619개 학원과 교습소 중 4만657개소(32.1%)만이 문을 닫거나 원격강의로 전환했다.

지난 2월 28일 58.3%로 올랐으나 지난달 6일 45.6%, 같은 달 27일 30.8%로 떨어졌다. 서울·경기 등 지자체가 학원을 운영 제한업종으로 지정했지만 지난 3일에도 휴원율은 32.1%로 겨우 1.4%포인트 상승했다.

대전지역의 학원·교습소 살펴보면 지난 7일 기준 6.6%다. 학원은 6.7%, 교습소는 6.4%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의 3배 수준으로, 거의 모든 곳이 문을 연 셈이다. 지난 3일 각 60.3%, 50.6%에서 개원율이 급격히 늘었다.

이같이 개원율이 급격히 늘어난 배경으로 코로나19의 장기화에 이달 5일까지 지급됐던 휴업지원금 지급 중단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대전시는 5일 이후 지원금을 중단했으며 현재 지원금 지금에 대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학원 내 집단감염 사례는 없지만 지난달 26일 대전에서 학원에 다닌 입시생이 코로나19 확진을 받는 등 강사와 수강생 확진 사례가 꾸준히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교육부는 학생들이 학원에 밀집될 경우 감염 우려가 커짐에 따라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 휴원으로 운영난에 처한 영세학원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미흡해 강사인건비와 임차료 등 손실금 일부 지원 등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장기화로 시민들의 피로감 호소와 느슨해지는 협조에 지역 곳곳에서는 방역에도 구멍이 뚫리고 있다. 이에 대해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에 대해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여태껏 없던 최장기간 외출 자제 등으로 시민들의 피로감이 늘어가고 있고 계절적 요인도 겹쳐 마음이 느슨해져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더 마음을 다잡아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에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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