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구멍난 부동산 대책
[기자수첩] 구멍난 부동산 대책
  • 고일용 기자
  • 승인 2007.03.26 2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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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 송도신도시의 한 오피스텔 분양현장에서 청약광풍 현상이 벌어지면서 정부 부동산대책의 헛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코오롱건설이 경제자유구역인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짓는 오피스텔의 분양 청약신청을 하루 앞둔 날부터 전국에서 수천명이 몰려왔다.
모델하우스 앞 공터. 영하 2도가 넘는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4000여명이 넘는 신청자들이 몰려 2km가 넘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런 청약과열로 모델하우스 접수 중단사태를 빚었던 인천 송도신도시 코오롱 더프라우 오피스텔 청약이 다음달 초 인터넷과 은행창구에서 병행 실시한다고 한다.
이번 사태는 투기과열지구에 위치하지만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아 당첨 즉시 전매가 가능하고 청약통장이 없어도 청약할 수 있다. 분양가도 평당 650만원선으로 주변 시세보다 200만~300만원 정도 낮다. 또한 입주 이후 곧바로 되팔 수 있는데다 평균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최고 600만원 이상 싸기 때문에 시세차익도 예상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1.11부동산대책 발표 후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자 기세등등했던 모습이 예상치 못한 ‘오피스텔 후폭풍’을 맞은 것이다.
부동산시장에서 투기꾼을 몰아내겠다고 큰 소리쳤지만 결국 그들은 대책의 헛점을 파고 들어 정부 머리 위에 올라서 있었다.
또한 송도 분양현장에는 떳다방 등에 의한 불법행위가 판을 치는 등 아수랑장이 됐지만 건교부 측은 “한 사람이 2인 이상에게 분양권을 되팔 경우 강력히 처벌하겠다”고만 밝힐 뿐 이번 사태와 관련한 해결책은 없었다.
정부 관계자들은 서울 강남을 비롯해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반기기 전에 정부의 대책이 아직도 한참 부족했음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또 다시 나타난 왜곡된 부동산시장의 현실에 노정권은 역시 노정권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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