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논단]드라마 ‘주몽’과 간도(間島) ②
[목요논단]드라마 ‘주몽’과 간도(間島) ②
  • 이인제 의원【 국민중심당 최고위원 】
  • 승인 2007.03.2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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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최근 이른바 동북공정을 통해 우리 고대사를 자기들 역사에 편입시키고 백두산에 대한 연고권을 강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바로 이 간도에 대한 우리의 영유권 주장을 사전에 봉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역사라는 것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무슨 공정(工程)을 통해 재창조될 수 있는 대상인가. 중국의 그러한 기도는 역사의 왜곡으로서 역사를 모독하는 일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또 그렇게 한다고 하여 우리의 영토인 간도가 합법적으로 그들의 영토가 되는 것도 아니다.
어찌되었건 2년이 지나면 중국이 간도를 지배하는 기간이 100년을 채운다. 그동안 우리는 식민지배, 분단, 전쟁을 거치면서 이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하지 못했다. 이제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라의 의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중국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에 나서야 한다. 국제사회에 대하여도 우리의 정당한 주장을 널리 알리고 협력을 구해야 할 것이다.
보도를 보니 노 정권이 남북정상회담을 서두르는 모양이다. 전 총리가 갑자기 평양을 방문하고 또 미국과 북한이 제법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협상을 진행시키고 있다. 과연 북한이 핵을 깨끗이 포기하고 미국과의 수교에 나설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나는 일관되게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할 때 미국과 수교하는 것을 지지했고, 또 민족의 장래와 국가의 이익 그리고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조건 없는 남북정상회담을 지지해 왔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한나라당은 대선가도에 악영향이 있을 것을 우려해 무조건 정상회담을 반대하고 나서지만 이는 잘못된 행태이다. 노 정권이 정상회담을 통해 대선정국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이는 오산(誤算)에 그칠 것이다. 나는 지난 2000년에도 정상회담 발표가 총선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 사실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노 정권이 정상회담을 대선에 악용하려 한다면 국민이 이를 용서하지 않으리라는 사실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북한이 정상회담에 응한다 하더라도 나는 노 정권이 얼마나 민족의 장래와 나라의 이익을 위해 진지하게 회담을 이끌 것인지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래서 세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하나는 북한에 대해 절대 핵을 용납할 수 없다는 의지를 확인시키는 것이고, 둘은 인류보편의 가치인 인권을 북한이 수용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이산가족, 전쟁포로, 납북자와 탈북자 문제를 공전(空轉)시키고 있을 것인가.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중국의 역사침략과 간도문제에 대한 공동대응을 합의하는 일이다. 우리의 대응도 시원치 않았지만 북한의 침묵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입만 열면 자주를 외치는 평양이 왜 이 문제를 놓고는 한마디도 말하지 않을까. 남북의 정상이 만나면 이 민족의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 공동대응의 길을 열어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의 가슴에 감동의 물결을 일으킨 드라마 ‘주몽’은 끝났지만, 우리 민족이 앞으로 펼쳐나갈 역사의 드라마는 이제 막이 올랐을 뿐이다. ‘주몽’과 함께 위대한 고구려의 탄생을 위해 기도했던 우리 국민들은 이제 우리가 창조할 새 역사의 지평을 응시하고 있다.
지식의 경쟁력으로 강한 경제를 이루고 탁월한 문화의 힘으로 인류사회를 이끄는 나라, 그리하여 비록 영토는 한반도에 머물지 모르나 우리 민족의 활동영역이 세계를 주름잡는 시대, 그것이 바로 우리가 개척해야 할 미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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