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가 탈당한 ‘3가지’ 이유
손학규가 탈당한 ‘3가지’ 이유
“내 정치실험, 충분히 해볼만”
  • 한내국 기자
  • 승인 2007.04.0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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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3일 자신이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유에 대해 “당론과 다른 주장을 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당에서 자리매김하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손 전 지사는 2일 밤 서울에서 “30대 직장인들과의 만남에서 “한나라당의 정체성과 자신의 정체성 사이에서 방황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당이 사학법 재개정을 놓고 장외 투쟁을 벌였을 때부터”라고 밝혔다.
손 전 지사는 “당은 장외 투쟁의 명분으로 사학법 재개정을 내세웠으나 사실은 작년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줄세우기, 세몰이를 하며 이데올로기적으로 몰아갔다”며 “‘그때, 이건 아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장외 투쟁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했던 손 전 지사는 “내가 당론과 다른 얘기를 하고 다녔는데 막상 동원된 당원들과 청중들을 보고 있으려니 어색한 감이 없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손 전 지사는 “근래와선 ‘대북 포용정책’, ‘6자회담’에 대해 소위 당론과 다른 주장을 했다가 호된 비판을 받았던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며 “그때 ‘내가 당의 얼굴이 되면 (당론도) 달라진다’고 말했으나 ‘그게 과연 가능할까’란 회의감도 들었다”고 피력했다.
그는 탈당의 두 번째 이유를 소회하면서 소위 당내 개혁 세력을 자처하는 ‘소장파’들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손 전 지사는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던 ‘소장파’들이 완전히 ‘세몰이’에 편입된 것을 보고 내 뜻을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고 (그런 상황에선) 뭘 만들어 보겠다는 가능성도 희박해졌다”며 자조섞인 목소리를 냈다.
손 전 지사는 “‘탈당’이 주는 ‘정치적 의미’때문에 매우 고민했으나 이제 더 이상 그것 때문에 걱정하지 않겠다”며 “‘새출발’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무거운 ‘멍에’를 지고 나올 수 있었던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손 전 지사는 “지금 나의 ‘정치 실험’은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절벽에서 떨어지고 있지만 동시에 일이 잘 될 것 같은 ‘설레임’도 느낀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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