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2006’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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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바켕의 여신 양식
  • 서규석 박사
  • 승인 2007.02.05 2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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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바켕 사원 중앙사당에 부조된 여신상. 꽃봉오리와 나뭇가지를 손에 들고 지그시 눈을 감은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여신의 치마는 ‘피쉬 테일’이라 칭해지는 물고기 꼬리모양을 하고 있으나 부조가 훼손되어 약간의 윤곽만 맛볼 수 있다.
▲앙코르 왕도의 건설과 최초의 피라미드형 국가사원 프놈 바켕의 출현

우리는 흔히 힌두 문명을 그 발상지인 인도에서만 이해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으나, 그렇게만 생각하면 동남아시아 문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앙코르 문명을 후세에 전해주는 것은 오늘날 눈으로 보는 사원건축물과 조각 장식이 전부이다.
앙코르 와트, 앙코르 톰과 바욘 사원, 프레아칸, 닉폰사원, 반테이 스레이 사원 등등 앙코르 지역에 우뚝 솟아있는 유적뿐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앙코르 왕조 600년을 만들어간 그 시대 사람들의 뛰어난 지혜, 사상, 첨단기술이 모두 스며있다.
자야바르만 2세부터 야소바르만 1세까지의 왕들은 롤루 지역에서 활동하였으며, 이 곳을 중심으로 사원을 건설했다.
그 대표적인 유적이 롤루 지방에 건설된 바콩, 프레아 코 사원이다.
그러나 제4대 왕인 야소바르만 1세는 앙코르 지역으로 왕도를 이전하면서 제1차 앙코르 왕도 시대를 열었다.
옛 부남국의 왕족이었던 어머니를 통해서 왕이 될 수 있는 정통성을 확보한 야소바르만 1세는 새로운 왕도로서 앙코르 지역을 선택하였고, 대 저수지(동 바라이)를 건설하여 후임자들에게는 하나의 국가운영모델이 되었다.
“왕은 야소다라푸라의 도시를 건설하고, 데바라자를 롤루에서 옮겨 와 신 왕도에 안치하였다. 그 때, 왕은 중심 산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중앙에 신성한 링가를 세웠다”
야소바르만이 건설한 제1차 앙코르 왕도는 방대한 사변형 도시로 서쪽과 남쪽 측면은 흙으로 쌓은 이중의 주벽으로 둘러싸여 있었으며, 그 중앙은 프놈 바켕 사원이다.
프놈 바켕은 산 정상에 건설된 힌두교 사원으로 제1차 앙코르 왕도의 중심사원이다.
프놈 바켕은 높이 65미터의 야산을 이용하여 건축한 6층 기단의 피라미드형 산상사원이며 정상에 다섯 기의 사당이 있고 한가운데에 중앙사당이 있다. 프놈 바켕은 사암이 많이 사용되었고, 표면의 부조도 화려한 편이다.

▲여신들의 표현양식

프놈 바켕은 급격한 경사진 계단이 동서남북 사방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바콩 사원과 구조가 유사하다.
이 사원은 동서 6550, 남북 440미터의 환호가 둘러 있다. 현재의 동쪽 계단이 주로 이용하는 코스다.
이 사원에 남아있는 여신들은 중앙탑과 보조탑에 있는 약 8개의 내외의 여신상뿐이다.
일반적으로 여신들은 데바타로 불리나 영어권 학자들에게는 압사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압사라(apsara)는 무희(舞姬), 천녀(天女)로 칭해지는데 힌두교 신들의 분류상 지위가 낮은 신이며 항상 위대한 남신들에 출현할 때 동반하여 위대한 신을 즐겁게 하고 유혹하는 역할이 부여되어 있으며, 하늘을 나는 동작으로 표현되어 있다.
압사라는 중국을 거치면서 한국에 유입되는 과정에서 요염한 자태의 모습이 사라지고 경건한 불교색채의 비천(飛天)으로 변형되었다.
압사라는 천지창조 신화에서 대양(apsu)을 휘저어 추출되었다는(rasa) 의미라고도 하며, 물,바다를 뜻하는 명사 압(ap)과 움직이다는 동사 스리의 합성어라는 견해도 있다.
그 어느 쪽에서 유래한 것이든 ‘라마야나’에 의하면 우유바다 젓기를 통해 태어난 압사라는 6억 명이나 된다.
프놈바켕의 여신 양식은 사암이 많이 사용되었고, 표면의 부조도 화려한 편이다.
이 양식은 프놈 복, 프놈 크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여신들은 말하는 물고기 꼬리형(피쉬 테일) 치마에 위에서 아래로 주름이 진 장식을 하고 손에는 나뭇가지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화려하게 연출되어 있다.


서규석 씨는 중앙대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자치경영개발원에 재직하면서 대학에서 문명사를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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