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은 30명내외인 초등학교 아이반에 어머니들이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기때문이다.최근 한 학부모가 갓 들어간 아이의 초등학교 행사에 갔다가 깜짝 놀랄 일을 겪었다고 한다.
한 반 학생 35명의 학부모 가운데 15명은 반드시 녹색어머니회·도서관 도우미·급식 검수위원·체육진흥회 등에 참여해 봉사 활동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느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맞벌이를 해야하는 이 학부모는 각종 학부모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빠지면 혹여 자녀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섰다고 한다.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았을 것이지만 그러나 반별로 인원을 할당하고 있는 게 대부분 학교의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절반의 어머니가 하나씩은 역할을 맡는 일로 담임교사가 전화 등으로 통사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담임의 전화를 받고도 고민이 없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이런 행사로 전업주부들은 자녀때문에 거절할 수 없는 짐이 생기게 됐다.
이런 사정으로 전업엄마와 직장엄마 사이의 갈등이 없을 수 없고 이런저런 사정에 또 아이들의 심성을 바르게 심어질 리 없다.
이래저래 초등학교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전업이나 직장생활이나 모두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사회다.
문제는 희생을 강요하고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학교행사에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는 미국사회는 학부모가 주인의식을 갖도록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반면 우리에겐 지나치게 많은 이런 모임과 함께 학부모가 ‘볼모’가 될 수 밖에 없는 제도문제가 한 몫을 하고 있다.
할당제로 운영되는 학부모 모임 등으로 강요된 사회의 한 단면을 통해 요즘의 굴곡된 이 땅의 교육현실을 보는것 같아 분통이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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