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온 국민의 축제로
[기자수첩] 온 국민의 축제로
  • 고일용 기자
  • 승인 2007.04.09 2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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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신탄진을 시작해서 동학사 등 곳곳에서 벚꽃축제가 한창이다.
우리나라의 벚꽃은 두 가지 얼굴을 갖고 있다. 하나는 사랑받는 얼굴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아픔을 갖는 얼굴이다. 벚꽃은 올해도 어김없이 논란에 휩싸였다.
이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인이 좋아하고 아끼면 우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인가. 이런 생각이야말로 일본에 대한 열등감 또는 패배의식에 젖어 있다는 증가가 아니면 무엇인가.
일본의 옛 그림이나 글귀에 벚꽃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많이 등장하는 난과 대나무는 우리의 것이란 말인가.
어느 일본어 교수는 “벚꽃이라는 건 누구의 것이 아닙니다. 그 자연물인 벚꽃을 한국 사람들이 일본보다 더 훌륭한 문화로 만들어 세계에 알린다면 하나의 문화 창조가 되는 거 아닙니까? 그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치를 예를 들면, 김치가 우리 고유의 음식이라는 데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기무치’라는 이름을 달고 세계시장을 우리보다 더 빨리 석권했다. WHO에 등재된 것도 기무치가 빨랐다.
또 하나의 예로 붉은악마는 원래 벨기에 축구팀의 별명이었다. 그 이름이 어떻게 전파됐는지는 몰라도 2002년 한·일월드컵을 거치면서 붉은악마는 전 세계인들의 머릿속에 한국(Korea) 응원팀의 이름으로 각인됐다.
이러한 사례는 남의 이미지라고 해서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자연·문화·환경 같은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은 더욱 그러하다. 마찬가지로 벚꽃 또한 더욱 사랑하고 아껴 우리의 문화로 탈바꿈시킨다면 그 또한 하나의 문화 창조를 이룩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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