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룡 ‘부활의 날개짓’ 시작됐다
김덕룡 ‘부활의 날개짓’ 시작됐다
10개월만에 당 공식행사 참석
  • 박남주 기자
  • 승인 2007.04.1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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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덕룡(DR) 의원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등 유력 대선주자들은 물론 정치권에서 가장 관심 받는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이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중진 영입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서청원, 최병렬 전 대표 등 중진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대선캠프에 합류했다.
반면 지난해 부인의 공천헌금 비리 문제로 정계은퇴 직전까지 갔던 김덕룡 의원은 공식 정치활동을 자제하며 때를 기다려 왔다.
대선주자들 진영에선 원내대표를 지낸 5선의 중진인 김덕룡 의원은 ‘마지막 남은 대어 (大魚)’로 평가하고 있다.
작년 6월 이후 국회 상임위 등 입법 활동을 제외한 당의 공식행사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덕룡 의원이 11일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10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치권에선 김 의원이 11일 당 공식회의에 참석하면서 비로소 과거의 악몽을 털고 본격적인 부활의 날개짓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김 의원에 대한 대선주자들의 영입 전쟁은 이미 한 달 전부터 시작됐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등은 김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캠프 합류를 호소커나 측근들을 보내 지지를 부탁해 왔다.
박 전 대표 측은 “김 의원이 겉으론 중립이나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가 확고하다”고 주장한 반면 이 전 시장 측에선 “서 전 대표가 캠프에 합류한 마당에 같은 민주계 출신으로 기반이 겹치는 김 의원이 쉽사리 박 전 대표 쪽으로 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김 의원에 대한 대선주자들의 러브콜은 지역적으로 호남출신, 정치적으로 민주계출신인 김 의원이 일정한 세를 형성하고 있는데다 호남출신 대의원들에 대한 당내 영향력이 커 경선 판도에도 적잖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직접 당사자인 김덕룡 의원은 아직 누구를 지지할 것인지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의 한 측근은 “김 의원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선대위원장으로 일정부분 대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경선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해 한나라당 승리를 위해 매진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김덕룡 의원이 만약 한쪽을 선택하는 상황이 된다면 이 전 시장보다는 박 전 대표 쪽일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는 김 의원 측이 지난해 불거진 부인의 공천비리 배후로 이 전 시장 측을 의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고 친 김덕룡계로 일컬어지는 이혜훈, 이규택 의원과 이성헌 전 의원 등이 박 전 대표 진영세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을 8개월여 앞두고 10개월 만에 정치활동을 재개한 김덕룡 의원의 부활의 날개짓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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