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총장은 지난주 부산과 서울, 경주 등을 오가며 특강을 한 데 이어 23일 강원도 한림대학교에서 강연을 할 예정이다.
전북과 제주도를 빼면 두 달 사이에 전국 8도를 한바퀴 돈 셈이다.
정 전 총장은 언제 정치권에 발을 들여 놓을 것이냐는 물음에 “1학기 수업은 마치겠다”는 말을 되풀이 하곤 했다.
하지만 사실상 전국을 순회하며 각종 강연을 통해 정치색 짙은 발언을 쏟아내면서 이미 현실정치에 몸을 반쯤 담근 상태란 것이 정객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특히 지난 19일 교수신문 창간기념 강연에선 지성인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며 “남의 힘에 기대려는 구차한 생각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해 독자세력화에 나설 뜻을 암시키도 했다.
민주당과 통합신당모임의 통합협상이 사실상 결렬되는 등 범여권 통합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정 전 총장의 활발한 정치적 행보를 바라보는 범여권의 시각은 대체로 우호적이다.
곧 강연정치를 마무리하고 독자세력화의 깃발을 올리기만 하면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일부에선 정 전 총장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해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같은 경쟁력있는 다른 후보들의 참여를 제약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이런 가운데 정 전 총장 지지를 공식 표방한 ‘새로운 정책정당 추진을 위한 대전, 충남 준비모임’이 현역 의원들이 다수 참여한 가운데 이날 전국 최초로 대전에서 닻을 올렸다.
이와 관련 범여권의 한 관계자는 “정 전 총장의 직접적인 의지가 반영된 모임은 아니겠지만 암묵적 동의는 있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며서 “정 전 총장의 지역적 기반인 대전, 충남에서 모임이 만들어진다는 상징성에 주목하면서 앞으로의 확대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일부 정치 지망생들이나 정치권 주변 인사들이 정 전 총장에게 줄을 대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며 경계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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