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사라져 가는 농촌
[기자수첩]사라져 가는 농촌
  • 고일용 기자
  • 승인 2007.04.23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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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은 고향이라는 단어처럼 언제나 우리 마음을 포근하고 넉넉하게 한 시골 풍경은 이젠 먼 옛이야기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국내의 농어촌은 더욱 큰 시름에 빠져들게 하고,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이 농업분야이기 때문이다.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말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외국에서도‘로컬푸드(Local food)’라는 개념이 생겨나고 있다. 바로 지역 먹을거리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국의 농업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사회적 측면만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건강과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현재 수입품은 우리의 생활에 너무나 깊이 자리 잡고 있다. 간단한 생활용품과 식료품은 물론 값비싼 의류와 자동차까지 글로벌 시대라는 명목 아래 수입품들은 이미 도시 곳곳에 들어선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진열대를 잠식한지 오래다.
특히 다른 산업보다 농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것은 우리나라 농업 산업의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외국의 농업은 넓은 부지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가능해 첨단자동화 시설을 이용한 농산물 생산 비용의 절감 효과를 얻고 있다.
하지만 평지가 부족한 우리나라는 외국의 대량생산 체제에서 나오는 농산물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몇 천 킬로미터를 날아온 농산물이 우리들의 식탁을 가득 채우게 될지도 모른다.
신선도는 우리 곁에서 자라나 바로 우리 식탁으로 올라오는 신토불이 음식을 결코 따라올 수는 없을 것이다. 냉동과 방부제를 첨가해 먼 거리를 날아온 식품은 가격은 저렴할지 모르나 우리의 건강은 책임지지 못할 것이다.
농촌과 인근 지역을 직접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를 확장하고, 수입식품과 구별되는 우리 농산물의 우수성을 다각도에서 알려주고 홍보해야 한다. 지속적인 노력으로 지역 먹을거리가 자리 잡게 되면 분명 농촌과 우리 모두를 살리는 다른 또 하나의 길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업 분야의 효과적인 구조조정을 이루어, 농민들의 자립기틀을 이루게 하며 농촌의 경쟁력 제고에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이 요체이다. 항구적인 해결책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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