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언] 말 한 마디의 효과
[제 언] 말 한 마디의 효과
  • 논산교육장 임 영 우
  • 승인 2009.04.1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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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로 흔히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라고 한다. 말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표현해 준 속담이다.
언어는 그 사람 삶의 바로미터이다. 성인이 되고 보니 마구 나오는 대로 말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동창회에서 동심으로 돌아간다 하여 말을 막 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동창이라고 하더라도 옛적만 생각하여 말을 함부로 하게 되면 불쾌감을 주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가까운 사이이니 상관없다고 일방적으로 상대방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다.
주로 일방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교실도 마찬가지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의 말 한마디는 아이들의 평생을 좌우한다.
40여 년 동안 교직을 지켜온 본인은 의사의 오진처럼 학생에게 적당하지 않은 말을 하여 상처를 준 적이 없었는지를 이따금 반성하게 된다.
환자는 전문적인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를 말을 전적으로 신뢰한다. ‘당신은 완치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라는 말을 들은 환자가 완치율이 높다는 치료통계가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어린 시절엔 한창 높은 기대 심리와 함께 꿈을 갖고 자란다. 그래서 어린 학생들을 꿈나무라 한다. 사랑과 칭찬을 받고 자란 꿈나무가 큰 동량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어느 날 만난 제자가 선생님의 칭찬으로 미술을 전공하였다고 하는가 하면 또 다른 제자는 그림을 못 그린다는 꾸지람 한 마디로 비록 미술을 전공하였지만 구상(사실화)를 못하고 비구상(추상)을 한다고 하는 말에 충격적으로 얼굴이 붉어졌다.
어느 쪽은 한 마디의 칭찬에 흥이 나 있고 다른 쪽은 비록 미술 선생님은 하고 있지만 선생님의 욕심으로 자신 없는 삶을 평생 안겨준 꼴이 된 셈이다.
누구도 씨앗을 보고 푸르름을 잴 수는 없다. 담배씨는 콩씨보다 더 작지만 콩나무보다 훨씬 더 큰 나무로 자라기 때문이다. 어린 학생들의 앞날도 예측할 수 없다. 어떤 말을 해도 어린 학생들은 곧 잊어버릴 거야, 무슨 충격이 될까?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상처 준 말 한마디는 평생을 두고 머릿속에 자리하게 된다. 늙은이가 되어도 과거는 생생히 기억한다. 노인성 치매의 초기 증상이 오래된 것은 기억하고 방금 전 이야기는 잊어버리는 것이라는 의사의 말이 생각난다.
칭찬의 말 한 마디를 들으면 누구나 자신이 생기고 신이 나고 힘이 된다. 그래서 칭찬은 보약이다. 청산유수처럼 늘어놓는 달변이 아니라 상대의 가슴을 파고드는 진실이 담긴 표현이어야 한다. 그런 진심이 담긴 따뜻한 말 한 마디라면 최상의 보약이다.
칭찬은 즉시, 구체적으로,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기는 주변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선생님의 칭찬 한 마디가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사소한 일이라도 잘한 일을 찾아 칭찬과 격려를 해 주면 학생들은 성취감과 자신감을 크게 얻게 된다.
칭찬을 잘 하는 선생님이 되려면 학생을 보는 시각이 긍정적이어야 한다. 학생을 긍정적으로 보려면 선생님의 마음 자세가 또한 긍정적이어야 한다. 긍정적인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볼 때 비로소 칭찬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학생을 바라보는 눈높이를 조금 낮출 필요가 있다. 기대수준이 높으면 불만의 소리가 나오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칭찬은 습관이다. 칭찬의 필요성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어렵다. 평소 훈련을 통해 칭찬의 습관이 몸에 배어야 자연스러운 칭찬이 나올 수 있다.
오늘 하루도 한 마디의 말로 보약을 주었는지 또는 방금 솟아나는 싹을 의식 없이 밟았는지 돌이켜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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