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언] 학교폭력을 생각하며
[제 언] 학교폭력을 생각하며
  • 당진경찰서 중앙지구대 경감 이 성 용
  • 승인 2009.06.11 1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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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 ‘현직 중학교 교사, 학생 11명 형사고발’이라는 낯 설은 제목의 뉴스를 접하고 채널을 고정했다.
수업중인 여교사에게 학생들이 종이로 공을 만들어 던졌다는 내용이었다. 학생들의 폭력이 이제 스승인 교사에게까지 향하는 현실을 생각하니 씁쓸하고 착잡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고소·신고에 의해 표면적으로 드러난 학교폭력 사건만 2006년 3980건에서 2007년 5449건, 지난해에는 8438건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학교 차원에서 마무리 되거나 피해자가 인내하고 넘어가는 사건들까지 고려한다면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학생들간의 폭력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상의 숫자 못지않게 주목할 것이 폭력의 경향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모방한 잔혹성은 성인범죄를 능가하는 정도에 이르렀고, 저연령화 현상에 따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폭력이 집단화되고 있으며, 성범죄를 동반하는 등의 심각성을 띄고 있다.
학교폭력이 중요한 것은 그것이 직장폭력, 가정폭력 등 사회 폭력으로 이어진다는데 있다. 청소년 폭력예방진단의 연구에 의하면 폭력 가해학생의 60%가 24세까지 전과 1점, 35~40%가 전과 3범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것은 사회폭력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끊는 것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 경찰에서는 학교폭력 예방교실을 1학기초 3개월간 관내 초·중·고교 학생들을 상대로 운영하고 있다.
경찰서 지구대장, 팀장 등이 학교를 방문하여 교실 또는 강당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학교폭력 사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응방법 등에 대하여 풍부한 현장 자료와 지식을 바탕으로 교육하고 있는데, 청취하는 학생들의 자세도 진지하고 선생님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이 기간동안 경미한 폭행(50만원이하 금전피해, 2주미만 상해)은 당사자들이 자진신고를 하게 되면 선도조건으로 입건하지 않는 제도를 운영하여 불필요한 전과자의 양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찰의 노력과 조치들 만으로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정에서 부모님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교육현장에서 선생님들의 체계적인 훈육 등 교육주체들 간의 유기적이고 긴밀한 협조가 이루어질 때 미래를 책임질 우리의 아이들이 폭력 없는 안전한 학교에서 꿈을 펼칠 수 있으리라고 믿으며, 하루빨리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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