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화 김승연 수사 점입가경
[기자수첩] 한화 김승연 수사 점입가경
  • 박희석 기자
  • 승인 2007.05.03 1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볼수록 가관이라는 말로 점입가경이란 표현을 사용한다. 어이없는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세상에 이같은 해괴한 사건을 보는 국민들은 분노 그 자체다.
언제부터 과학수사며 또 언제부터 이 나라가 물증에 의한 수사란 말인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부자폭행사건은 마치 검경과 법무팀의 대결을 보는 것같다. 본질이 호도되고 사건의 초점이 다른 곳으로 온통 몰리고 있다.
폭행이나 폭력은 말 그대로 가해자와 피해자간에 벌어지는 명백한 범법행위다. 이것은 인권을 존중하는 우리나라같은 경우 특히 그렇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측과 하늘아래서 손을 잡아 눈에서 떼려는 어리석은 측과의 막다른 골목에서의 떼싸움을 보는 것같다.
현장검증에 피해자가 나서지 못하고 있고 가해자는 묵비권을 철저히 사용하면서 주위는 돈으로 선임한 실력군단 변호사들이 법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법으로 철저히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
단지 아주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폭행사건으로 온 나라가 이토록 시끄러운 곳도 없을 것이다.
그동안 늦장수사로 여론의 지적을 받은 경찰이 이번에는 여론의 따가운 눈총과 청와대의 잇따른 질책에 경찰의 과속수사가 우려된다. 이는 가뜩이나 늑장수사로 비난을 받고 있는 경찰이 인권을 훼손하고 수사의 기본조차 지키지 못하는 것.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 폭행이 언론에 보도되자 청와대는 지난달 27일 “일일상황점검회의에서 이번 사선에 대해 의혹 없이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김 회장이 경찰에 출두한 뒤인 지난달 30일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재벌 총수가 관련된 사안인 만큼 청와대가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하지만, 입지가 축소된 경찰 입장에서는 압력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당연하다.
수사 곳곳에서 문제점이 노출되는 것이 이번 우리경찰의 현주소다. 한없이 약자에 강한 것이 수사기관이라는 지적을 받고있는 마당에 터진 이번 사건은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받아야만 비로소 문제를 해결하려드는 경찰의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약한자는 보호하고 강한자에게는 한없이 강한 경찰의 모습을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