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언] 1위와 꼴찌 사이
[제 언] 1위와 꼴찌 사이
  • 서산교육청 김 현 수
  • 승인 2009.07.01 1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십 수 년 전 모 대기업의 기업이미지 광고에 자주 오르내렸던 문구가 있다. ‘1등이 아니면 아무도 기억하지 않습니다.’그 광고를 시작으로 각 대기업들은 각종 이미지 광고를 쏟아내며 세계 최고, 세계 최대를 부르짖었다.
그 광고는 꽤 오랫동안 신문지상과 방송화면을 뒤덮으며 사람들에게 각별한 인상을 남겼다.
1위만이 최고의 선이고, 생존을 위해서는 1위가 아니면 방법이 없다는 것도 새삼 알려준 것이 바로 그 광고였다.
2009년.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그 대기업은 현재 세계 제일의 초일류 대기업으로 성장했으며, 그 때 부르짖었던 ‘World Best’제품 만들기는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고 기업 브랜드 가치까지 일본의 쟁쟁한 유수기업들을 제치고 세계 최 상위권에 이르렀다.
어떤 일이건 간에 1위는 존재한다. 우리는 그 1위라는 자리에 열광하고 그 자리를 쟁탈하기 위해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다. 1위를 달성하고 나면 소위 ‘1위어천가’가 후광이 되어 다시금 1위를 빛낸다.
세상에 1위가 있다면 꼴찌도 있다. 상대적으로 꼴찌는 1위보다 덜 기억되면서도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때로는 동정의 대상이 되고,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조롱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1위와 꼴찌. 가장 강력하면서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자리다. 단 둘 뿐인 경쟁시장에서는 1위와 꼴찌가 의미 없다. 1위와 꼴찌가 이름값을 하려면 그 바탕에 ‘1위와 꼴찌 사이’가 든든해야만 한다.
1위의 자리가 빛나기 위해서는 수많은 추격자들이 2위부터 꼴찌까지 자리를 잡아주어야 하며, 반대로 꼴찌가 상대적으로 보듬어야 할 대상이 되려면 그 위에 수도 없이 많은 승리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야 한다.
중간자 없는 1위와 꼴찌는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1위와 꼴찌 사이’가 더욱 빛나는 이유이기도 하며,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사회적 자산의 값어치를 가진다.
1위와 꼴찌만 극단적으로 비교하며 그 둘만의 가치를 생각하던 우리가 거의 대부분일 것이다. 바로 내가 ‘1위와 꼴찌 사이’에 있다는 생각은 제쳐두고 말이다.
나 자신을 바라보자. 내가 과연 1위인가? 아니면 꼴찌인가? 세상의 구성원 모두는 ‘1위와 꼴찌 사이’다. 영원한 1위도, 영원한 꼴찌도 없다. 우리 자신이 바로 그렇다. 자만하지도 말자. 포기하지도 말자. 우리는 ‘1위와 꼴찌 사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