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미 FTA 쌀 시장 지켜냈다?
[기자수첩] 한미 FTA 쌀 시장 지켜냈다?
  • 고일용 기자
  • 승인 2007.05.07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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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정에서 미국의 쌀 시장 개방 요구를 과대 포장 및 신뢰성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미FTA 협상에서 애초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는 쌀시장 개방과 관련해 미국의 양보를 얻어낸 것으로 내세우고 협상의 최대 걸림돌인 뼛조각이 발견된 미국산 쇠고기의 경우 고위급 협상을 통해 검역조건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무역대표부 부대표는 한국 경제에 보다 새로운 접근을 위한 농부와 목장주들에게 강력한 협정이라는 입장만을 밝히고, 쌀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부 협상단은 쌀시장을 지켜낸 것을 큰 성과물처럼 내세워 쌀 외 모든 농산물을 개방해버린 농업 분야 협상 결과의 책임을 희석시키려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고서에 ‘향후 10년간 국내총생산(GDP) 6%, 일자리 34만개가 각각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한 데 대해서도 국회 한·미 FTA 특위는 구체적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고 결과만 내놓았고, 농업부문 생산 감소액을 추정하면서 가공품이 농업부문에 미치는 피해는 감안되지 않았다.
또 “미국이 쌀에 대해 보조금을 주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신속하고 완전한 쌀 시장 개방은 많은 미국의 자원을 쌀 생산으로 돌리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미국경제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FTA에서 쌀을 지켰지만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따라 2014년 이후에는 미국뿐 아니라 WTO 회원국 모두에게 쌀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1년여동안 실무 협상을 이끈 미국측 협상단 수석대표 또한‘쌀’에 대해 질문을 하면 “언젠가는 시장개방을 요구할 것”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하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정작 협상 테이블에 쌀 카드를 올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전국농민회 총연맹은 현재 우리 정부가 쌀을 지켜냈다고 홍보하고, 미국 정부가 마지막에 형식적으로 쌀 카드를 꺼내든 뒤 쌀을 양보했다고 홍보하는 것은 한·미 양국이 협상 타결을 위해 합작쇼를 벌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쌀은 애당초 한·미 FTA 협정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은 한·미 양국 모두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협상단 관계자들이 수차례에 걸쳐 ‘쌀만은 지키겠다’고 큰소리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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