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언] 나눔과 행복지수
[제 언] 나눔과 행복지수
  • 대전시 자치국장 정 하 윤
  • 승인 2009.07.1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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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국민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행복지수’가 있다.
UN은 1990년부터 국민총생산, 평균수명, 교육수준, 문맹률 등을 고려해 국가별 인력개발지수(HDI)를 발표해 왔는데 흔히 이를 ‘지구촌 행복지수’라 부른다.
가장 최근 발표된 HDI에 따르면 노르웨이, 호주, 캐나다, 스위스 등 선진국들이 상위에 랭크되었고, 우리나라는 세계 177개국중 26위를 나타내고 있다.
또 하나의 행복지수로써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과 코언이 2003년 발표한 ‘행복한 지구지수(HPI)’가 있다.
HPI는 HDI와 달리 삶의 만족도와 평균수명, 환경적 요건 등을 중요시하면서 새로운 개념의 행복지수로 통용되고 있다.
영국의 신경제학재단(NEF)이 2006년 세계 178개국을 대상으로 측정한 HPI에서는 놀랍게도 남태평양의 조그만 섬나라 ‘바누아투’가 1위를 차지하였고, 우리나라는 102위라는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이상의 두 행복지수에서 중요시하는 대상이 국민소득인지, 아니면 삶의 만족도인지에 따라 결과에서 큰 차이가 나고 있다.
국민소득은 행복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소득액이 일정수준에 도달하면 상관관계가 크게 떨어진다고 한다.
바누아투가 행복지수 1위로 뽑힐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국민들의 나눔정신에 있다.
지나가는 모든 사람이 이웃이고 친구일 수 있는 나라가 바로 바누아투인 것이다.
반면에 대한민국이 낙제점수를 받은 것은 국민소득이 낮아서가 아니라 서로를 비교하면서 생겨난 ‘상대적 박탈감’ 때문일 것이다.
나눔은 크게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부, 후원 등이 물질적 나눔에 해당되며, 자원봉사는 정신적 나눔에 해당된다.
물질적 나눔도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신적인 나눔인 자원봉사의 가치를 더 중요시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품앗이, 향약, 두레, 계 등 4대덕목으로 대표되는 상부상조의 전통이 있었으나 산업화, 도시화, 핵가족화를 거치면서 점차 망각되어 가고 있다.
모두들 아는바와 같이 지금 우리 경제는 세계적 금융위기로부터 비롯된 경기침체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상부상조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다행이도 우리 대전은 나눔의 정신이 가장먼저 부활되는 징조를 보이고 있다.
2006년 6만8000명이던 자원봉사 등록자 수가 현재는 14만3000명에 달하면서 지난해 최고의 자원봉사 도시로 선정되어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였고, 금년 6월 23일에는 전국전문자원봉사단 발대식을 개최하는 등 자원봉사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2010년까지 자원봉사자 15만명을 육성해 전국 최고의 자원봉사도시(The Best City of Volun-teering), 함께 누리는 행복한 대전(Happy Daejeon)을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최근 행복경제연구소가 2006년도 통계청이 시행한 사회통계조사 1만8095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행복한 사람일수록 기부와 자원봉사 참여율이 높았고, 기부와 자원봉사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누면 행복하다’는 세간의 말이 그대로 입증된 것이다.
고통도 나누고 행복도 나누어야 한다. 나누다 보면 경제난으로 상처받은 마음도 치유되고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어 낼 수 있다.
시민들은 실업자, 휴·폐업 자영업자, 저소득 취약계층이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고, 공공부문은 나눔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대전은 국토의 중핵도시이자 미래 경쟁력 부문에서도 최고의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녹색성장을 바탕으로 한 ‘그린도시’, 나눔문화의 확산을 바탕으로 한 ‘자원봉사도시’가 가미된다면 전국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대전시민 모두가 나눔을 생활화 하여 행복의 빈부격차가 없는 도시, 삶의 질 최고의 도시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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