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 강 상 식]침이 마르면 건강도 마른다
[건 강 상 식]침이 마르면 건강도 마른다
소화·연하·면역 등 인체에 중요 작용하는 ‘침’
  • 을지대학병원 치과 김 훈 교수
  • 승인 2009.09.0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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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비타민A 부족에도 구강건조증 유발
수분·무설탕 껌·레몬향 음료·인공타액 등 도움


구강건조증은 당장 질환을 일으키거나 큰병이 되지 않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침은 외부 자극으로부터 구강조직을 보호하고, 유해한 세균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므로 구강건강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
계절이 바뀌면서 자칫 건조해지기 쉬운 환경 속에서 침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자.

▶건강한 성인은 하루 1∼1.5ℓ 침 분비 = 음식을 먹을 때 뿐 아니라 맛있는 음식이 눈앞에 있을 때, 음식냄새를 맡았을 때도 저절로 침이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하나의 반사작용으로서 자율신경계에 의해 구강주위에 있는 타액선이 자극을 받아 분비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뿐만 아니라 침은 잠을 자거나 안정을 취하고 있을 때에도 비록 적은 양이지만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분비되어 항상 입안을 촉촉이 적셔준다.
이렇게 분비되는 침은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 1∼1.5ℓ에 이르지만 자신도 모르게 계속 삼키기 때문에 많다는 것을 깨닫지 못할 뿐이다.
침은 우선 아밀라아제를 비롯한 여러가지 소화효소를 지니고 있어 음식물의 소화를 돕는다.
침의 분비량이 많을수록 소화가 잘 되는 셈이다. 또 미끄러운 점액질 형태로 되어 있어 윤활유 역할을 하므로 입안의 점막을 부드럽게 해주며 음식물이 식도로 넘어가는 데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침은 산성이나 알칼리성과 같은 화학적 자극을 중화시키거나 완충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구강 내 이물질을 제거하고 바이러스와 세균감염을 막아주는 면역 기능을 담당하기도 한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침이 어떤 원인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분비되지 않아 입안이 마르고 그에 따른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구강건조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끈적끈적해진 침, 냄새 심해 대인관계 곤란 = 일반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의 타액분비량이 1분당 0.1㎖ 이하이면 구강건조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최근 구강건조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그 원인 및 치료 방법에 대해서도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구강건조증은 입안의 거의 모든 기능에 장애를 일으킨다. 즉 구강건조증이 있을 경우 평소 칫솔질을 잘 해도 충치나 잇몸질환에 걸리기 쉬워진다.
또 씹는 것과 삼키는 것이 힘들어지고 입안이 타는 듯한 느낌이 드는가 하면 맛을 잘 느끼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침의 주요 기능중 하나인 병원균에 대한 항균작용이 약화되어 충치, 프라그 형성, 치은염 등의 증상으로부터 잇몸질환, 치주질환, 캔디다 감염, 심한 경우 치아소실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을지대학병원 치과 김 훈 교수는 “구강건조증 환자들은 대개 입 냄새가 나고 입안이 끈적끈적해져서 말하기가 힘들어질 수 있으므로, 이로 인해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고 심지어는 우울증까지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입 바작바작 타게 만드는 스트레스도 문제 = 구강건조증은 침을 분비하는 기관 자체에 문제가 생겨서 발생하거나 또는 다른 약물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 빈혈, 당뇨 등으로 인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약물 치료의 부작용은 일시적 구강건조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고혈압 치료제나 항우울제, 진정제, 항히스타민제, 식욕억제제 등과 같은 약물의 복용이 구강건조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최근 중년 이후 이런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어 구강건조증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불안과 우울증은 침 분비 중추에 영향을 미쳐 평상시 침 분비량의 감소를 가져온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런 환자가 복용하는 항정신성 약품이나 혹은 우울증약도 타액 분비를 억제한다.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인 요인이나 방사선 치료, 계속적인 비타민A의 부족 등도 구강건조증과 연관이 있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침 분비가 현저히 줄어드는데, 이는 입주변의 근력이 약해지고 타액선에 자극이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노인들의 경우 틀니에 의한 마찰, 관리 소홀 등으로 인해 진균 감염증이 동반되어 구강 건조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70세 이상 남성은 침의 양이 16%, 여성은 25%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생활습관 개선으로 구강건조증 탈출 = 구강건조증은 원인을 찾아 제거하면 바로 증상이 개선되지만, 원인 약물의 복용을 중단할 수 없거나 원인 질환을 치료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치료가 쉽지 않다.
침 분비를 촉진시키는 약물이나 호르몬 요법도 있지만, 장기 치료시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다. 우선 구강을 청결하게 하고 입이 마르지 않도록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무설탕 껌이나 신맛이 나는 과일, 비타민C, 레몬, 설탕, 캔디 등을 먹어 침샘을 자극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음주, 흡연, 과로 등을 삼가고, 커피, 녹차, 탄산음료, 국 등은 수분 섭취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피하도록 한다.
알코올 성분이 함유된 구강세척제는 입안을 더욱 건조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권하지 않는다.
입안이 심하게 건조할 땐 칫솔 대신 면봉에 치약을 묻혀 닦는 것이 좋다. 건조한 점막에 칫솔이 닿으면 상처 및 염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 거친 칫솔과 치실은 피하고, 구연산 양치 용액을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패스트푸드보다는 먹을 때 많이 씹게 되는 육류, 야채, 생선 등으로 식습관을 개선하면 침 분비에 도움이 된다”며 “특히 신진대사 저하로 갈증을 못 느끼는 노인들은 의도적으로 물을 마시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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