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언]이제 선진교통문화를 정착하여야 할때
[제 언]이제 선진교통문화를 정착하여야 할때
  • 기희승 대전보호관찰소 주무관
  • 승인 2009.09.2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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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과 함께 80년대 후반 이후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대수는 급속히 증가하여 2007년에 1500만대를 넘어설 정도로 대중화 되어 있고 현대인에게 자동차는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닌 생활필수품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자동차 대수에 반해 우리나라의 교통문화는 아직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쳐진 상태이며 자동차로 인한 교통사고를 비롯하여 많은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얼마전 광주지역에서 음주운전 중 사소한 접촉사고를 낸 후 음주운전 사실이 발각될까 두려워 초등학생을 공기총으로 쏴 죽인 사건이 발생하였다. 보통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행한 음주운전이 살인에까지 이른 사례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까지 여러 범죄 중 음주운전 및 무면허운전에 대해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관대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해 평균 수천건의 교통사고로 사회적 손실이 수천억에 이르는 현실에서 이제는 교통법규 위반이 가져오는 폐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사고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전보호관찰소에 음주운전 및 무면허운전 등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집행유예와 함께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명령, 수강명령 처분을 받는 성인대상자의 수는 한해 800여명에 이르고 있고 전체 성인대상자의 34%를 차지하고 있다.(2008년 기준).
이들은 이전에 음주운전이나 무면허운전 등으로 수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음주운전 삼진아웃제’ 등으로 집행유예까지 이른 사람들임에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신의 행위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든다.
보호관찰대상자는 월 1회 이상 보호관찰소에 정기 출석면담을 하여야 하고 보호관찰관이 주기적으로 현지출장을 통해 대상자의 실생활을 파악하곤 하는데 일부 교통사범 대상자들의 경우 “먹고 살기도 바쁜데, 내가 뭐 큰 죄를 지은것도 아닌데 오라가라하며 귀찮게 하느냐”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또한 2008년 기준 대전보호관찰소 성인재범자 중 교통사범으로의 재범자가 3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현실을 볼 때 사람들이 교통법규 위반을 얼마나 간과하고 있는지 알 수가 있다.
필자가 이전 근무지에서 경험한 한 대상자의 경우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를 내 6개월가량 병원에 입원치료 후 재판을 받고 수강명령을 받은 대상자가 있었다.
그 사람은 모 정당 연수원장으로 재직했던 분으로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던 사람이었으나 음주운전으로 한순간에 건강, 직장, 돈 등 그동안 쌓은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며 뒤늦은 후회를 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이전에도 몇차례 음주운전을 한 적은 있었지만 운좋게 단속이 안되거나 벌금만 내었을 뿐 큰 제약을 받지 않았는데 이전에 한번이라도 수강명령과 같은 교육을 받았더라면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텐데…”라고 후회를 하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와 같이 교통법규 위반이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정신적·물질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근 지속적인 단속 및 교육활동 등으로 우리나라의 교통문화는 점차 개선되고 선진화 단계에 이르렀다.
교통사범의 경우 처벌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예방교육이 절실히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에게 교통법규 위반의 심각성을 인식시키고 다시는 이를 위반하지 않겠다는 인식전환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이에 필자는 보호관찰 공무원의 한사람으로서 교통사범들에 대한 재범예방을 위한 전문처우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우리나라의 선진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미약하나마 지속적인 노력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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