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를 잡아 천하를 맑게 한다(남비징청)
고삐를 잡아 천하를 맑게 한다(남비징청)
  • 이강부 부국장
  • 승인 2009.12.1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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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를 잡아 천하를 맑게 한다는 뜻으로 정치가가 돼 천하의 폐해를 씻겠다는 포부를 이르는 말을 남비징청이라 하며 후한서(後漢書) 당고열전(黨錮列傳)내 범방(范滂)편에서 볼 수 있다.
후한(後漢) 환제(桓帝) 때 범방(范滂)이라는 사람은 정직하고 청렴하기로 소문이 자자해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런데 기주(冀州)지방에 기근이 들고 탐관오리들의 부패로 굶주림은 백성들이 여기저기서 민란(民亂)을 일으키자 조정에서는 범방(范滂)에게 기주를 순행하며 백성들을 착취하는 무리들을 색출하고 백성들의 마음을 위로하라고 파견했다.
범방은 마차에 올라 출발하려고 할 때 시국이 날로 어려워지는 것을 상기하고는 문득 비분을 느끼며 자신이 간악한 무리들을 철저하게 가려내어 세상의 어지러움을 다스려 맑게 하겠다는 뜻을 굳게 굳혔다.
그는 태위 황경(黃瓊)의 집무실에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각지의 관리 가운데 부패한 자들을 색출해 20여 명의 탄원서를 올렸다.
그러나 그들 탐관오리의 뒤에는 조정의 고관이 뒤를 봐주고 있어 범방은 황제에게 조정의 고관들을 처벌할 것을 상소했으나 고관들이 오히려 황제에게 범방을 못된 사람이라고 무고해 왕이 범방의 말을 듣지 않자 범방은 고향으로 돌아갔다.
여기에서 범방이 임지로 떠나면서 속으로 다짐한 결심 중 한 구절을 따 남비징청이라는 성어가 됐다.
내년 실시되는 지방 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에서 출마를 전제로 민생의 바닥을 누비는 인물들이 수만에 이르며 이들은 선거 6개월여를 앞둔 시점에서 자신의 의지든 타인의 추천이든 나름대로 열심을 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은 특정 정당의 인기와 지지를 자신의 선거에 활용하기 위해 지금껏 몸 담아 왔던 정당을 헌 신짝 버리듯 버리고 인기에 편승하는 기회주의자, 이른바 정치 철새들도 정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 혈안이다.
더욱이 일부 정당은 이들 정치 철새들을 도래지로 전락해 그 동안 정당인으로 활동하며 준비해온 인물들의 입지가 축소되며 이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며 내홍을 겪고 있다.
특히 이들의 관계는 과거 타 정당의 후보로 대립했던 과거가 있기 때문에 이들의 대립각을 최소화하며 모두를 수용해야 하는 리더의 고심은 세 확장으로 인한 즐거움 보다 다가올 공천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정치 철새들은 차후 상황이 불리해지면 자신의 영욕을 위해 언제든지 당을 버리고 또 다시 다른 도래지로 향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과연 이들에게 정치적 도의가 있는 것인지는 후세에서 분별할 것이다.
아울러 민심의 향배가 당락을 결정짓는 현실에서 자신의 영욕만을 추구하며 속해 있던 정당을 버리는 그런 정치인이 과연 민생을 염두에 둔 정치를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질문을 받게 된다.
따라서 정치를 새롭게 시작하는 초년생이든 그 동안 정치를 해온 인물이든 출마를 결심하며 자신이 말의 고삐를 잡아 천하를 맑게 하겠다는 의지의 정치가로 천하의 폐해를 씻겠다는 포부를 이르는 남비징청의 초심에서 자신의 추한 모습을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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