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언] 더불어 사는 세상
[제 언] 더불어 사는 세상
  • 김 병 하 서산교육청 관리과장
  • 승인 2010.01.06 1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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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는 인간다운 인간을 기르는 노력을 다하여 왔지만, 때로는 참다운 삶을 살도록 돕는 것보다는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 남을 제쳐놓고 출세하는 사람을 키우기에 급급하지 않았는지 반성해 본다.
이런 차에 나의 작은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지면을 빌어 나누어 보고자 한다.
학생들은 무엇을 어떻게 보면서 생각하느냐에 따라 그들의 사고와 행동이 변화하게 된다.
교육행정에 몸 담은 지 어느덧 30여 년. 1980년 교육행정에 처음 발을 디딘 나는, 교육청과 학교를 거치며 교육과 교육행정에 대해 더욱 깊이 있는 배움을 받고 싶어 대학에 진학해 교직과정을 이수하여 중등교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내가 그럴 수 있었던 것은, 평소 ‘교육’이라는 낱말을 늘 가슴 속 깊이 담고 살아 왔고, 교육계에 종사하면서 나름대로 다른 직장과 달리 무언가는 달라야만 된다는 의지와 사명감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변신을 원했던 나는, 1990년 2월부터 이 곳 서산교육청에 발령받기 직전인 2008년 12월까지 약 20년간 BBS 제일 중·고등학교 야학에서 불우한 청소년들을 위해 분필을 잡기도 했다. 직장생활을 마치고 늦은 시간에 야학을 찾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학생들은 매일 같이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어렵게 공부했지만 나도 그에 못지않게 주경야교(晝耕夜敎)로 어려운 생활을 이어갔다. 분필을 잡고 졸기도 하고, 조는 학생들을 깨우며 검정고시라는 큰 목표를 달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어렵게 공부한 끝에 중학교와 고등학교과정을 마친 제자들을 볼 때는 가슴 한편이 아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만족감에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때의 경험을 통해 터득한 것이 있다. 뚜렷하고도 이상적인 교육자의 모델이 어떠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내가 느낀 단 하나의 확실한 생각은, 학생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그들이 바르고 정직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돕는 일이 바로 교육이라는 것을.
더 소중한 소득은, 바로 ‘우리’라는 의식을 확고하게 가질 수 있었던 계기라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많은 유산을 우리에게 남기고 가셨지만, 그 중에서도 이웃과 더불어 사는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남겨 준 것은 참으로 귀한 것이다. 논리적으로는 전혀 맞지 않는 ‘우리 엄마’, ‘우리 아버지’라는 말은 ‘나’가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내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말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지역사회의 어머니요, 아버지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닐까?
이웃의 자녀든 내 자녀든 잘못하는 것을 보면 내 자식처럼 꾸짖고 바른 길을 인도하던 우리 조상들의 참 모습을, 실현하고 이루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가끔씩 가족과 함께 사회복지 시설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그들과 잠깐 동안이라도 대화하고 그들의 삶을 둘러보고 나면 마음속에 무언가 남는 것도 있고 나의 삶을 뒤돌아 볼 수 있어 좋다.
“자기가 가진 힘이나 돈이나 지식을 남을 위한 일에 사용한 사람은 행복했습니다. 자기가 가진 것을 오직 ‘소유’ 그 자체만을 목적으로 추구하고 자기의 힘을 오직 ‘지배’ 그 자체만을 목적으로 해서 사용하는 사람은 불행했습니다. 남을 위해 사는 삶, 즉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와 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경험들을 통해 깨달을 수 있는 커다란 이치입니다.”
오웅진 신부님의 말씀이 새롭게 다가오는,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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