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우려는 최근 쌀값 하락세가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어 지난해 11월부터 쌀값이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 3월 전국 산지 미곡종합처리장(RPC)의 평균 쌀 출하 가격이 13만9091원(80㎏기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쌀 가격은 새로 수확한 쌀 공급이 끊기는 2월부터 올랐으나 올해는 3월 들어서도 하락세가 멈추지 않아 최근 5년 동안 최저 수준이었던 2006년 4월(13만7512원)에 근접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농민들이 미곡종합처리장(RPC)에 넘기는 가격 기준으로는 이미 12만원대까지 폭락했다고 농민단체들은 지적하고 있다.
쌀값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쌀 수입과 최근 몇 년간 벼농사 풍작으로 공급이 늘고 있으나 소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재고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충북의 경우 2009년 농협의 쌀 수매량이 7만6000여 톤으로 전년 6만3000여 톤에 비해 20.4%가 증가하면서 3월 말까지 농협 RPC 등의 재고가 지난해(6만3000톤)보다 18.3%가 늘어난 7만6000여 톤이 쌓여 있다.
이같은 현상은 다른 지역도 다르지 않다. 정부의 대북 쌀 지원 중단도 재고 누적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일부 민간 RPC 등이 재고부담을 덜기 위해 매입가격 이하로 내다 파는 덤핑출하까지 겹쳐 쌀값 하락을 부추기는 형편이다.
정부는 쌀값 하락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자 지난달 잉여 물량의 시장 격리 등을 골자로 한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우선 2009년 산(産) 쌀 20만톤을 추가로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하고 이번주중 10만톤을 사들인 뒤 쌀값 변동 추이에 따라 10만톤을 추가로 사들이기로 했다.
농민이나 농협, 민간 RPC가 보유한 벼를 농협중앙회가 사들이고 보관비용, 매입 가격과 매각 가격의 차액 등의 손실을 정부가 추후 보전하는 방식으로 쌀이 시장에 풀리는 양을 줄여 가격하락을 막겠다는 뜻이다.
논에 벼가 아닌 콩, 옥수수 등 다른 작목을 재배하는 농가에는 ㏊ 당 300만원을 지원해 쌀 공급량을 줄이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정책이 쌀값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농민단체는 시장 격리물량 확대, 수입쌀 처리 대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농민회 곽길자 정책국장은 “민간부문까지 포함해 재고량이 150만톤에 육박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시장 격리물량을 40만톤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40만톤을 넘어서는 수입 쌀에 대한 항구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쌀값 폭락은 해마다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은 우리 정부의 정책이 문제가 적지않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게다가 수입쌀이 시장에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비롯해 단순한 감산정책보다는 식량자급을 위한 곡물류에 대한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매년 2만톤씩 증가하는 의무수입물량이 30만톤을 넘어서고 있어 쌀값 안정을 저해하는 만큼 관세화를 조기에 도입해 수입물량에 관세를 적용한다면 현실적으로 수입되는 쌀이 거의 없게 돼 쌀값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함께 다수확 품종보다는 고품질, 기능성 웰빙 쌀 등을 생산하고 논에 벼 외에 대체작물 재배를 확대하고 기업체, 관광서 등 대량 구매처 확보와 쌀 소비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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