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北에 너무나 무력한 우리정부
[기자수첩]北에 너무나 무력한 우리정부
NLL침범·선박납치·목함지뢰… 그저 바라볼뿐
  • 이규복 기자
  • 승인 2010.08.12 19: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우리정부의 대북 대응 모습을 보면 ‘이렇게까지 무기력할까’라는 생각이 절로든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선 포격에도, 우리 선박이 강제 납북된 사건에도 그저 지켜보기만 하다가 몇일 지나고선 뒤늦게 북측에 전통문 한장 날린게 다 였다.
여기에 휴가철 내내 북에서 떠내려온 목함지뢰들이 폭우로 인해 우발적으로 떠내려 온 것이라더니 이제와서는 북측의 계획된 유출일지 모른다고 한다.
천안함 사건의 주범이 북한이라고 결론 내린 정부가 그동안 보여준 모습도 참으로 무기력했다.
사건 초기대응과 경과보고 등에서 너무 많은 허점과 의문점을 드러내며 국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자 해외에서 전문인력을 초빙해 정당성을 얻고자 했고, 이후 UN 안보리에서는 북한의 소행을 규탄하고 국제적인 제재를 끌어내겠다던 의도가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외교전이었다고 자화자찬하며 끝맺었다.
이후 미국과 함께 실시한 동해상 대교모 훈련과 서해에서 실시한 육해공 합동 대잠훈련을 끝낸지 얼마나 됐다고 북한으로부터 포격을 받고도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또다시 빈축을 사고 있다.
북한은 지난 9일 연평도 인근 서해 NLL 해상의 한 지점을 설정, 100여발의 해안포를 집중 사격했고 이 가운데 많은 수가 우리 해역을 침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연히 즉각 응사하고 몇 배의 화력으로 포격함으로써 서해 합동훈련의 의미를 살렸어야 했다”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국방부는 처음에는 착탄(着彈) 사실조차 부인하더니 겨우 대응한다는 것이 북한에 전통문을 보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경고하는 수준이었다”며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과 제재의지가 전혀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무력한 대응은 지난 7일 밤에서 8일 새벽사이 북에 의해 강제 납포된 대승호에 대한 처리과정에서도 드러난다.
대승호 선원들의 나포 소식이 알려진지 나흘만인 11일에야, 그것도 정부차원이 아닌 대한적십자사의 명의로 된 선원들의 조기 송환 촉구 전통문을 본낸다고 발표했다.
이회창 대표는 “G20회의를 걱정해서 그러는 것인가.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또 ARF 의장성명에서의 외교 실패에 이어 군 조차도 무력 도발 제재에 이렇게 심약한 모습을 보이면 국민은 누굴 믿고 살아가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무기력한 군의 모습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 11일에는 정부 당국자가 모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북한 목함지뢰가 강화도 인근 등에서 다수 발견된 것과 관련, 북한이 의도적으로 유출시켰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서도 국방부가 북한에 서한을 보내 관리에 철저를 기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 우리가 한 일의 전부였다.
북한지역에서 떠내려온 목함지뢰는 지난달 30일 강화도 인근 주문도에서 1발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강화도 인근 도서와 임진강의 지류인 사미천 일대에서 총 119발이 발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