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전북전 힘든 여건속 최선다해
성남, 전북전 힘든 여건속 최선다해
내달 8일 UAE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 클럽월드컵 나서
  • 【뉴시스】
  • 승인 2010.11.2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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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고배를 들었다.
그러나 어려운 여건 속에 거둔 성과이기에 박수가 아깝지 않다.
프로축구 성남일화는 지난 24일 전주에서 열린 쏘나타 K-리그 2010 챔피언십 준플레이오프에서 전북현대에 0-1로 져 고배를 들었다.
성남은 이전과는 달라진 여건 속에 올 시즌을 시작했다.
탄탄했던 모기업의 지원이 줄어들면서 팍팍해진 살림살이를 타개하고자 알짜배기 선수들을 떠나보내야 했다.
올 시즌 전반기를 마친 뒤 외국인 선수 파브리시오(30)를 내보낸 뒤 신태용 감독은 새 선수 보강을 노렸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수 많은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데리고 두 차례나 K-리그 3연패를 일궈냈던 성남의 모습은 지난 과거가 돼 버렸다.
지난 1992년부터 2004년까지 12년간 줄곧 성남에서 뛰면서 영욕의 세월을 보냈던 신 감독은 “현역시절과는 비교하기도 힘든 여건”이라고 올 시즌을 평했다.
그러나 지난해 K-리그와 FA컵에서 준우승을 거뒀던 성남은 올해도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정규리그 내내 중상위권을 유지하며 6강행을 일찌감치 결정지었다.
2~6위를 오가면서 분주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 이하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열세가 점쳐졌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감바 오사카(일본), 수원삼성,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 조바한(이란) 등을 모두 꺾고 우승까지 했다.
박규남 성남 사장은 지난 13일 팀이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조바한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자 신 감독을 끌어안고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부족한 지원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은 신 감독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뒤섞인 눈물이었다.
아버지 같은 사장의 눈물에 신 감독 역시 벅찬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성남은 울산현대와의 6강전에서 전반 중반 선제골을 내주고도 3골을 얻는 역전쇼를 펼치면서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자존심만큼은 버리지 않겠다는 신 감독의 집념이 만들어낸 승부였다.
신 감독은 “아시아챔피언이 국내에서의 저조한 성적으로 내년 대회에 나서지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북전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성남의 우세가 점쳐졌다.
경남FC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소 부진했던 전북에 비해 성남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자신감에 충만했고 확실한 목표의식도 있었다.
그러나 믿었던 라돈치치(27)와 몰리나(30)가 전북 수비진에 봉쇄당해 쉽사리 기회를 잡지 못했고 결국 눈물을 쏟았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출전과 부상으로 각각 빠진 홍철(20)과 사샤(31)의 공백이 뼈아팠다.
신 감독은 이날 전북전을 마친 뒤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결과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애써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선수들이 여러 경기를 치르면서 체력적인 부담을 느꼈고, 일부 선수들이 빠지면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분석한 뒤 “올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는데, 내년 대회에 나서지 못하게 된 것이 아쉽다”고 고개를 숙였다.
성남의 모든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다.
성남은 내달 8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나선다.
아시아챔피언 자격으로 6강에 직행한 성남은 헤카리 유나이티드(파푸아뉴기니)-알 와다(UAE) 간의 플레이오프 승자와 맞붙는다.
이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2009~201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인테르 밀란(이탈리아)과의 드림매치가 성사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 수 아래이지만, 길고 길었던 올 시즌의 대미를 장식하는 경기가 될 수 있다.
신 감독은 “아쉬움은 뒤로 하고 클럽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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