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당대회대의원 정족수 넘어 ‘흥행’
與 전당대회대의원 정족수 넘어 ‘흥행’
“위기의 당 구하라” … “김근태… 도약하라”
  • 박남주 기자
  • 승인 2007.02.14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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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 “두고 보리라 탈당파들의 배신을”
김근태, “대한민국 정당민주주의의 생일”


14일 오후 열린우리당 전당대회가 열린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주변은 ‘축제분위기’ 그 자체였다.
예상 밖의 대의원 참석에 행사장 인근 지역이 ‘떠들썩’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날 오전만 해도 ‘전당대회 의결 정족수인 과반수를 채우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당 안팎에 나돌아 한때 관계자들 모두가 긴장했었다.
최근 집단 탈당으로 당내 동요가 심한데다, 별다른 흥행 요소 없이 평일 열린다는 점에서 ‘전대 무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전망은 '일거'에 무너졌다.
이날 전당대회엔 전체 대의원 9387명 가운데 무려 70%가 넘은 6617명의 전국 대의원이 참석했다.
‘정동영 對 김근태’란 흥행 요소가 있었던 작년 2월 전당대회 때의 7천여명에 비해 다소 적은 숫자이긴 하나, 당이 처한 상황을 감안할 때 “경이로운 수준”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의원들의 연쇄 탈당으로 ‘구심력’이 강해졌지만 정작 ‘당의 주인’인 대의원과 당원들은 ‘원심력’에 힘을 모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위기 상황이 오히려 당심의 결집력을 높였다는 것이다.
그동안 전당대회 성사에 총력을 기울여온 김근태 전 의장을 비롯한 직전 지도부의 표정에도 오랜만에 화색이 돌았다.
김 전 의장은 인삿말을 통해 “지난 몇일 밤 오금이 저렸다”면서 “혹여 성원이 안돼 당이 난관이 부딪히면 어떻게 할지 걱정했다”며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놨다.
김 전 의장은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대한민국의 정당 민주주의는 한 단계 진보했다”며 “오늘이 대한민국 정당민주주의의 생일”이라고 자축했다.
한편 당헌 개정 반대 등 돌출 행동이 예상됐던 일부 당 사수파는 당초 전망과 달리, 전당대회 성사에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전당대회 행사장 주변엔 ‘강경파’에 속하는 혁신운동본부 회원들이 “무원칙한 통합 주장 해당 행위 포기하라” “창당정신 훼손하는 통합세력 물러가라”는 등의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를 벌였다.
그러나 이들 회원중 다수는 “개념없는 탈당 국민들이 비웃는다” “두고보리라 탈당파의 배신을” 같은 홍보 문구에서 보듯, 탈당한 의원들쪽에 비중을 두고 화살을 돌리는 분위기였다.
짧은 기간 사무총장 권한대행을 맡아 전당대회 준비 상황을 챙겨온 우원식 의원은 “몇일동안 상황실 꾸리느라 골치가 아팠는데 잘 마무리돼 다행”이라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특히 이날 행사장 주변에선 지역별 당내 개헌추진운동본부 회원들이 ‘연임제 개헌’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20년전 모두가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결국 국민의 손으로 직선제를 쟁취했다”며 “올해도 국민의 손으로 연임제 개헌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사장 주변엔 또 김 전 의장의 지지자 모임인 ‘김근태를 사랑하는 사람들’ 회원들이 모여 “김근태 의장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김근태여 도약하라” 등의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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