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회동… 손잡고 정권창출?
이명박-박근혜 회동… 손잡고 정권창출?
朴 “나라 위해 최선 다할 것” 李 “힘써달라”
  • / 서울 = 김인철·이민기 기자
  • 승인 2011.06.0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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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3일 청와대에서 오찬에 이어 단독회동을 통해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한 폭넓은 대화를 나눈 가운데 박 전 대표의 차기대선 행보에 탄력이 붙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는 “정치 논리보다는 민생에 초점을 둬야 하고 분열보다는 통합으로 가야 한다”며 “저도 당과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꼭 그렇게 힘써달라”고 부탁했다고 박 전 대표가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는 박 전 대표가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이고 이 대통령은 이를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말로는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실체를 인정한 것으로도 읽을 수 있다.
이번 회동에서 박 전 대표는 민생 문제를 비롯해 국정 전반의 현안들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고, 이 대통령이 대부분 공감을 표했다.
박 전 대표는 “경제지표는 괜찮은데 국민들이 체감 못하고 있는 문제가 심각하다”며 “가구소득은 늘지 않거나 오히려 줄기도 했는데 물가는 많이 상승하고 전셋값도 몇 천만원씩 올랐다. 니트족(NEET·일할 의지가 없는 청년무직자)이 100만이 넘고 가계부채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또 “국정의 초점을 민생에 둬서 성장의 온기가 일반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와닿을 수 있도록 국정을 이끌어 달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민생의 고통에 대해 굉장히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국정중심을 서민과 민생 그리고 저소득층 중심으로 가겠다”고 했다. 박 전 대표가 “우리당이 등록금 부담 완화 노력을 하고 있고 실제 국민의 어려움이 너무 크니까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하자 “정부 차원에서 여러 가지 준비를 해서 챙기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가 남북 비밀접촉과 관련, “국민에게 추가적인 설명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하자 “북한 주장처럼 우리가 먼저 남북접촉을 제의한 것이 아니라 북한측 요구에 의해 시작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이 여권내 차기대권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친이, 친박계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두 사람이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민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동일한 인식을 보인 것은 계파 갈등을 끝내고 MB정권의 성공과 차기정권 재창출을 위해 함께 나서자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해 8월 비공개 회동에서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노력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친이계 재선 의원은 “확대해석은 금물”이라고 전제한 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다. 아직 대선이 1년 6개월이나 남았다”며 “이 대통령이 벌써 특정인의 손을 들어줄리 없다”며 회동의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6일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오늘의 우리가 있기까지, 이 강토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고귀한 희생에 경건하게 옷깃을 여미며 우리 시대의 사명을 생각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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