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2006’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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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 문명 연구의 방법
  • 서규석 박사
  • 승인 2007.02.19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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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무오의 시암, 캄보디아, 라오스 왕국 여행기. 사진속의 인물이 앙리 무오이다.
▲힌두화가 남겨 놓은 고대 동남아시아 문명의 연구방법

인도의 문명으로부터 혜택을 받은 동남아시아의 고대문명에 대한 연구는 매우 느리게 진척되고 있다.
동남아 연구에서 처음부터 연구자들이 갖게 되는 가장 중요한 과제는 고대의 지명을 확인하고 통치연대를 확립하는 일이다.
이러한 통치연대의 연구는 대부분의 국가에 대해서 어느 정도 만족스럽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각 나라가 상이한 색조를 갖고 있고, 어느 국가의 어느 시기에는 정확한 연대가 확인된 정치적 사실이 어느 국가의 역사보다도 더 적게 나타난다.
고대 캄보디아의 역사는 무엇보다도 비문에 근거를 두고 확립되었으나, 비문이 없는 경우는 중국과 베트남의 연대기로부터 인용된 풍부한 참고자료를 통해서 연구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힌두화된 국가의 역사에 대한 자료들은 비문, 지방의 연대기, 외국인(중국, 아랍, 유럽)의 기록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가장 풍부한 자료는 중국의 사서와 현지의 비문이다.
이 자료들의 일차적인 가치는 연대학적인 정확성에 있으나 그에 대한 결함도 많다.
이 자료들은 어떤 종류의 사실만은 기록한 것인데, 예를 들면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 간의 외교적, 통상적 관계, 종교적인 장점만을 기록하였다.
어느 시기에는 자료가 풍부하고, 어느 시기에는 부족하여 간혹 잘못된 관념을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자료가 부족한 가운데 ‘침묵’하는 것은 더욱 위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802년부터 850년까지 캄보디아를 지배한 왕인 자야바르만 2세는 하나의 비문도 남겨놓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지배가 흥미를 끌지 못한다고 결론을 내린다면 그것은 오해가 될 것이다.

▲비문과 중국의 역사서를 통해서 역사를 꿰맞추는 퍼즐방법의 동원

동남아시아 고대사는 흔히 퍼즐게임을 해나가는 것이라고 칭해진다.
비문자료가 많지 않을 때는 중국의 역사서를 동원하여 단초를 얻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조합된 사실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실을 찾아들어가는 것이 마치 퍼즐 게임을 하는 것 같다고 한다. 이런 연구방법의 효시는 폴 펠리오이다.
그는 둔황에서 수많은 불경과 서적들을 발견하고 한문연구를 프랑스어로 번역하고, 다시 크메르어, 산스크리트어, 팔리어 등과 연계시켜 역사적 사실들을 하나씩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한 바 있다.
중국 측의 자료에 있어서도 어느 국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그 국가가 반드시 세력을 상실했다는 의미는 아니며, 그것은 종종 중국의 대외정책이 일시적으로 약화된 결과인 것이다.
중국자료의 검토는 부남, 참파와 인도네시아의 특정지역에 대해서만 완료되었으나 캄보디아, 버마 및 타이의 여러 지방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완전하다.
자료의 연구와 이용 측면에서 일관성이 없는 것은 동남아시아가 각기 다른 정치체제와 동질적이지 않은 발전상태를 보이는 데다, 여러 국가 및 식민지로 분할되어 나타나는 불가피한 결과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동남아시아 연구에서 기존의 선행연구를 지렛대로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령 참파에 대해서는 에이모니에의 논문을, 크,메르에 대해서는 조르쥬 세데스의 논문을, 자바에 대해서 조르쥬 마스페로와 니콜라아스 J. 크롬의 논문 등을 활용하는 것도 한국에서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고대사를 빠른 시일 내에 연구를 축적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 될 것이다.

서규석 씨는 중앙대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자치경영개발원에 재직하면서 대학에서 문명사를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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