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MB가 외연과 내포에 신경쓰자면
[데스크 칼럼] MB가 외연과 내포에 신경쓰자면
  • 강재규 부국장
  • 승인 2007.08.2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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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에서 외연(外延)과 내포(內包)는 확연히 구분되는 말이다.
외연은 어떤 용어에 해당할 수 있는 것들의 전부를 아우르는 것이고 내포는 해당하는 구성원들이 가지는 특징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외연이 사전적 의미나 범주를 말하는 것이라면 내포는 함축적 의미요 내재적 특성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가령, 도시라는 용어의 외연은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같은 카테고리에 넣을 수 있는 개체들의 합을 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반면, 내포는 사람이 집단적으로 살며 2, 3차산업이 주로 발달된 특성을 갖는 ‘사람들의 집합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힘겹게 누른 이 시점에서 과연 그의 본선 경쟁력이 어느 정도일까 세간에 말이 많다.
다른 당의 본선 후보가 확정된다면 그 때가서 덧셈을 해보든 뺄셈을 해보든 계산기를 두들겨 보아야 하겠지만 우선 이명박 후보가 확정된 마당이니 숨을 고르고 넘어갈 겸 그에게만 국한해 살펴보자.
이명박 후보의 본선을 향한 외연은 정치쪽에 잠시만 들여다 보면 금방 눈에 들어온다.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결정되었지만 남은 본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것은 당 안팎의 외연과 내포를 절묘하게 타고 넘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선 ‘포항’으로 국한된 자신의 태생적 외연을 넓혀 박근혜 후보가 갖고 있던 TK, PK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느냐다. MJ(정몽준 의원)를 첫손에 꼽으며 외부인사 영입에 나설 것이라는 판단이 그 하나다.
다음은 호남쪽인데, 다행히 얼마 전 한 지역신문협회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이 정당지지면에서 사상 처음으로 지역기반을 갖는 민주당과 근간에 옷을 갈아입은 대통합민주신당을 여유있게 누르고 1위를 차지한데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한나라당쪽에서는 ‘동토에 꽃이 피었다’며 반색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하지만 그들 두 지역 모두 어차피 이 후보가 경선에서도 대등하였거나 월등히 앞섰던 곳인 반면, 충청권은 좀 다르다. 이명박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 모두 뒤진 곳인데다 본선서 최종 여야 1대1의 박빙구도로 간다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곳임이 자명해진다.
그런 점에서 충청권 한나라당 계보상 좌장격인 강창희 전 최고위원과 같은 인사의 영입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많다.
비록 경선서 강 전 최고가 상대진영에 속했지만 단순 탕평(蕩平)차원을 넘어 전략적 가치가 충분하다는 계산을 할 것이다. 물론 강 전 최고는 박근혜 후보의 움직임에 연동될 것은 분명해보이지만 박(朴)이 비토하지 않는 한 ‘예우’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같은 외연확장에는 반드시 ‘내포(內包)’가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명박 후보가 진정으로 당을 화합시키는 것은 상대 캠프 사람 몇몇을 기용하는 등 자리를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아픈 마음을 진정으로 달래주고 포용하는 식이어야 한다는 소리가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당을 혁신하고 개혁하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지만 승전의 기분에 빠져 당선 직후 당의 첫 회의에서 ‘당의 색깔부터 바꿔야겠다’느니 ‘당의 정체성을 좌측으로 옮기겠다’느니 하는 식의 발언을 하는 것으로 보아 불안감이 없지 않아보인다. 벌써부터 당 내부에서 이 후보의 색깔 배제론에 대해 ‘안에서 던진 돌이 더 아프다’는 신음소리가 새나오는 점도 새겨 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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