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장조사도 못하는 조사단 왜가나
[사설] 현장조사도 못하는 조사단 왜가나
  • 충남일보
  • 승인 2012.05.0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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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이 발생해 국내여론이 악화되면서 조사단이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정작 광우병 발생농가에는 접근도 못하게 되면서 조사단 출국당시 제기된 무용론이 사실로 확인됐다.
미국 소해면상뇌증(BSE·광우병) 발생에 관한 현지 실사를 위해 캘리포니아 등에서 조사활동을 벌인 민간합동조사단이 발생농장을 직접 방문 조사하지 못하고 서면조사로 끝내고 귀국할 예정이다.
현지 조사단은 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프레스노 인근의 도축시설, 사료공장, 젖소 농가 등을 방문했다.
조사단은 도축장에서 광우병을 유발하는 물질인 변형 프리온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는 소의 뇌, 내장, 척수 등 특정위험물질(SRM)을 정상적으로 제거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또 사료공장에도 들러 육골분을 소 사료에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을 준수하는 지 여부와, 농장에서 강화된 사료금지조치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등도 조사했다.
하지만 조사단은 조사기간 중 광우병 젖소가 발견된 해당 농장을 직접 방문 조사하지 못하고 서면조사로 대체한 뒤 8일 미국을 떠나 9일 귀국할 예정이다.
농장주는 물론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농장주의 프라이버시’ 문제를 들어, 농장 방문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주 정부과천청사에서 농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거기에 준하는 조치까지 검토 중이라며 농장주를 직접 만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사단은 발생농장은 물론 농장주를 직접 방문하지 못하고 서면을 통해서만 조사한 것으로 알려져 귀국 후 논란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광우병이 발생한 국가인 미국의 정보에 대해 직접적인 채널이 설치되지 않아 미대사관 등을 거쳐 입장을 밝히는 등 지적을 받아왔을 뿐만 아니라 이번 과정을 통해 국민을 위한 정부가 아니라 미국을 오히려 옹호하는 정부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정부는 수입규제는 하지 않고 조사이후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며 미국에 조사단을 파견했으나 방문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문제의 광우병이 비정형인데다 우리에게 수입되는 부위와는 상관없다지만 미국내 광우병 검사가 무작위로 지극히 소수에 한정된 만큼 어디에도 완전한 안전은 보장받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우리 정부는 조사결과를 국내에 들어와 브리핑 할 것이겠지만 이같은 과정이 얼마나 국민적 설득력을 가질지 심히 우려된다.
미국쇠고기 수입정책이 문제점이 있다면 있는대로 또 대책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우리 정부가 국민들에게 적어도 최소한의 믿음을 줄만한 성의라도 보이는 게 상식인 만큼 귀국후 발표과정과 이후 과정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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