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고] 아바타를 꿈꾸며…
[기 고] 아바타를 꿈꾸며…
  • 심은미 동남지방통계청 사회조사과장
  • 승인 2012.06.0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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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초에 흥행 중이던 ‘아바타(AVATA)’ 영화를 관람했는데, 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영화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이 영화의 흥행 이유를 개인적으로 본다면 첫 번째로는 영화 내용을 생동감 있게 전달한 3D 영상이며, 두 번째로는 가상공간에서 ‘나’를 대신하여 불가능한 일도 척척 잘 해내는 ‘또 다른 나’인 아바타라는 독특한 주제를 다룬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독특한 주제가 현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감이 된 것은 누구나 한번쯤은 나를 대신하는 또 다른 나를 생각해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아바타를 간절히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단순한 꿈을 넘어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 그들은 바로 장애인들이다. 영화 ‘아바타’의 주인공 제이크 셜리는 해병대 출신이었지만, 하반신 마비로 인해 휠체어에 의존하는 사람이다. 하반신 마비라는 신체적 제약을 받는 그가 아바타로 나비족의 전사가 되어 처음으로 두 다리로 걷고, 뛰고, 발로 흙을 느끼는 흥분된 모습은 장애인들의 신체적 제약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를 보여 주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살면서 이러저러한 제약을 받고 살고 있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나 태어나면서부터 평생토록 신체적 제약을 받는 장애인들과는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정작 장애인 그들에게 있어 고통은 신체적 제약이 아니다. 원치 않는 불편한 신체로 인해 그들의 능력과 삶의 날개를 꺾고, 희망을 뺏어 버리는 비장애인들의 편견의 눈빛이 가장 큰 고통이다.
우리나라의 장애인차별금지법이 2008년 4월 제정된 이후 4년 정도가 되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들의 인식 변화는 얼마나 되었을까?
2011년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 생활 전반에 걸쳐 장애인 차별이 심하다’는 응답이 72.1%인데 반해 ‘자기 자신은 차별이 심하지 않다’는 대답이 13.9%로 나와 사회의 장애인 차별에 대한 인식과 개인의 주관적인 인식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개인들의 인식 변화는 두드러지게 개선되고 있지만, 정작 사회 조직에서는 장애인들의 교육과 고용 등에서 여전히 높은 벽을 허물지 않고 있으며, 차별 대우도 달라진 것이 없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보다 개인적이고 구체적으로, 장애인들을 대하는 비장애인의 바람직한 시각이나 태도에 대한 조사에서는 ‘비장애인과 똑같이 대함’(30.0%)보다 ‘장애를 고려하여 더 배려해야 함’(66.8%)이 배나 많이 나왔다. 이는 우리 사회가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지만 장애인에 대해 이해하고 배려하려 애써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할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상생과 조화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음을 보여 주며, 장애인들에게도 내일이 있음을 알려 주는 좋은 지표이기도 하다.
영화 ‘아바타’ 나비족의 인사말은 ‘나는 너를 본다(I see you)’이다. 그런데 사랑의 표현도 ‘I see you’이다. 이는 전혀 다를지라도 서로가 서로를 보면 이해하게 되고, 더 나아가 사랑하게 된다는 의미를 전달하는 것은 아닐까? 제이크 셜리가 지구와 적대관계인 ‘판도라 행성의 나비족’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근본적인 힘을 보여 주었듯이 우리 개인과 사회도 이러한 것이 많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우리 사회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모습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한 부류의 사람들이 상대방을 ‘I see you’ 하지 못하고, 편견과 차가운 시선으로 인해 또 다른 약자들의 삶에 고통을 준다면 우리 삶 자체가 너무 이기적인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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