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제곡물급등에 선제적 대응 필요하다
[사설] 국제곡물급등에 선제적 대응 필요하다
  • 충남일보
  • 승인 2012.07.22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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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곡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하는 국내 식품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당장 조달 자체가 차질을 빚는 상황은 아니지만 가격오름세가 단기간내 멈추지 않으면 누적된 원가압력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뿐만 아니라 최근 국제곡물가 급등세로 2008년 식량폭동을 초래했던 애그플레이션(agflation·곡물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 물가관리 방침에 그간 누적된 원가를 제품가격에 미처 반영하지 못한채 또한번 곡물가 폭등이 들이닥쳐 업계는 벙어리 냉가슴앓듯 속만 태우고 있다.
옥수수와 대두 선물가격이 19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 옥수수 수출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반세기 만에 최악의 가뭄이 들이닥친 영향이다. 옥수수 9월 인도분은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장중 부셸당 8.16 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대두 8월물 가격 역시 장중 17.43 달러로 사상 가장 높은 가격이었다. 밀 선물가 또한 장중 4년 만에 최고치였다. 게다가 러시아·카자흐스탄 등 주요 곡물 생산국마저 기상 악화로 올해 수확량이 급감할 것이라고 경고해, ‘2007년 식량위기’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형국이다. 현재의 농산물 가격은 20년 후에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높은 가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국제곡물가 급등은 미국의 이상고온과 가뭄에 따른 것이다.
미 해양대기관리처(NOAA)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미국의 가뭄 지역은 전체 국토면적의 55%에 달한다. 이는 국토의 58%가 말라붙었던 1956년 이후 56년 만의 대가뭄으로 기록되고 있다. 또 통계가 시작된 1895년 이후 14번째로 덥고 10번째로 건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정부는 26개주 1000여개 카운티를 자연재해 지역으로 선포했다.
농무부도 올해 작황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농무부(USDA) 산하 전국농업통계청에 따르면 7월 둘째 주(9~15일) 기준으로 콘벨트(Corn belt·주요 옥수수 생산지역)에 속하는 18개주에서 옥수수 성장 상태가 전년에 비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에는 ‘우량(good)’ 판정 비율이 50%에 달했지만 올해는 27%에 불과하다. 반면 전년 동기 7%에 그쳤던 ‘빈약(poor)’ 판정은 22%로 크게 증가했다. USDA는 올해 옥수수 수확량 전망치를 1에이커(약 4047㎡)당 146부셸(옥수수는 1부셸=25.4㎏)로 12% 하향 조정했다.
이같은 높은 사료값으로 인해 목축업자들이 가축을 도살하기 때문에 당장은 육류 가격이 오르지 않겠지만 곡물가 상승이 올해와 내년에 육류 및 가금류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 우려된다.
미국은 전 세계 옥수수 생산량의 36%, 수출량의 44%를 차지한다. 게다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의 밀 생산도 지난해보다 2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옥수수와 대두, 밀은 그 자체가 식용일 뿐만 아니라 식용유 등 각종 식품의 재료로 사용되고, 동물사료로 쓰이기 때문에 이러한 곡물가격 급등은 다른 상품의 가격 상승을 유발해 애그플레이션을 초래하게 된다.
특히 엥겔지수가 높은 저개발국과 저소득층이 식량가격 급등과 물가상승에 따른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국제곡물가 상승은 남반구에서 옥수수를 수확하는 내년 2, 3월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선제적 대응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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