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퇴양난 통합진보당, 이제 뭘 할 건가
[사설] 진퇴양난 통합진보당, 이제 뭘 할 건가
  • 충남일보
  • 승인 2012.07.2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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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제명안 부결 이후 통합진보당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당 지도부는 잇따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27일 하루에만 1000명 이상의 당원이 탈당 의사를 표한 것으로 집계돼 당의 존립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는 모양새다.
강기갑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중단 없는 혁신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야권연대로 정권교체를 실현하자는 국민과 당원의 뜻이 꺾였다.”며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심상정 원내대표도 “당원의 뜻과 국민의 바람을 거스르는 결정이 이뤄져 죄송하다.”며 “어제 결정은 통합진보당이 혁신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인가, 제3당으로서 위상을 제대로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깊이 회의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진보정치가 꾸었던 꿈이 이제 희망을 논할 수 없는 형국이다. 특히 당 운영이 전면 마비되면서 당의 진로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돈 상황에 처했다.
구당권파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지뢰밭이 산적해 있어 갖가지 현안을 놓고 거친 파열음을 낼 공산이 크다.
첫 번째 고비는 중앙위원회다. 신ㆍ구당권파는 지난 23일 중앙위원회를 열었으나 당직 인선과 비례대표 경선을 부정ㆍ부실로 판단한 진상조사 보고서 폐기 안건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다 결국 안건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중앙위 의장인 강기갑 대표는 조만간 다시 회의를 열겠다고 밝혔으나 회의가 언제 열릴지는 미지수다. 설사 회의가 열린다고 해도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다시 파행될 가능성이 높다.
강 대표의 거취도 관심이다. 강 대표가 이날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정상적으로 당을 운영할 수 있겠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권을 내준다는 것은 결국 `백기 투항과 다름없는 만큼 대표직 사퇴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이날 무려 1150명(탈당 800명ㆍ당비납부 중단 350명)의 당원이 탈당 의사를 표해 당의 존립기반이 뿌리가 흔들리게 됐다. 현재 추세대로 탈당 러시가 이어질 경우 분당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비관적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이번 부결사태로 통합진보당은 신당권파 측 당원들이 대거 탈당하는 등 거센 후폭풍을 맞게 됐다.
이번 사태로 신·구 당권파 사이 대립과 갈등은 더 확산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다가 결국 분당수순을 밟게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민주통합당과의 무너진 야권연대를 복원시키는 일도 불투명해졌다. 민주당은 야권연대 복원에 두 의원 제명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양극화 심화의 문제가 심각한 우리 사회에서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진보정당이 할 일은 너무나 많다. 수렁에 빠진 진보정치를 살리기 위해 무슨 일을 어찌해야 할지 뼈를 깎는 고뇌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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