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의회, 집행기관의 하모니
[기자수첩]의회, 집행기관의 하모니
  • 서중권 본부장(세종주재)
  • 승인 2013.04.22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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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의회와 집행기관의 성숙된 모습이 펼쳐졌다. 각본 없는, 설전 속에 이뤄진 결과여서 신선함이 더하다.
장장 10시간 가까이 오간 설전은 의회와 집행기관과의 ‘존재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마라톤 회의가 진행된 것은 지난 18일 세종시 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의실.
오후 2시부터 열린 제8회 임시회 산건위(위원장 이충열) 회의장은 시작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시립의료기관 설치 및 운영 조례안’과 ‘세종미래산업단지 미분양 시설용지 책임분양 동의안’과 관련해 의회-집행기관 간 날 선 공방이 시작됐다.
시립의료기관 설치와 관련, 이순옥 보건소장이 답변했다.
이충열 위원장이 사회를 진행한 이날 회의는 김선무, 이경대, 고준일 의원 등이 질의에 나섰다.
의원들은 세종시립의료기관 설치를 동의하는 데는 일치했다. 그러나 시에 불리한 조항과 관련해서는 예리한 지적과 보완을 요구했다. 특히 기관 명칭을 두고 ‘의원’과 ‘기관’의 조항까지 면밀히 검토하는 신중함을 보여 결국 ‘기관’을 채택하는 등 보완과 수정을 거쳐 논란의 소지를 잠재웠다.
이어 ‘미분양 산업용지 책임분양동의안’심사에 들어가자 회의장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이 동의안은 이미 보류시킨 안건이다. 때문에 관련 직원들의 표정에서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신인섭 산업국장이 답변을 위해 자리에 않고, 의원들의 질의와 질타가 쏟아졌다.
역시 김선무 의원의 송곳 같은 질의와 지적에 이어 김장식 의원의 책임안전장치에 대한 문제점, 토지매입 등 예리한 지적으로 신 국장을 잠시 당황케 했다.
고준일 의원은 시행사의 출자금과 기업들의 재무제표, 불투명한 재정 서류 등 갖추지 못한 부분에 대해 거침없는 질의로 신 국장을 압박했다.
이어 이경대 의원의 순서로 이어지면서 설전은 숨고르기 분위기를 보였다.
답변에 나선 신 국장은 준비한 ‘보충자료’를 통해 의원들의 질의와 문제점을 충실히 답하는 성실함을 보였다.
‘창과 방패’의 설전이 벌어진지 수 시간 후. 김선무 의원의 수정안 발언이 급물살을 타면서 타협의 점점에 도달했다.
이 과정에서 의원들은 ‘불투명’과 ‘책임소재’, ‘의혹’, ‘안전장치’ 등 산단 조성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모든 문제점에 대해 의견을 한데 모으고 지적했다.
미분양 책임문제와 관련해 쌍방 공방을 벌인지 6시간 여 만에 수정과 보완의 협의점이 이뤄졌다.
정회를 통해 숨고르기를 하면서 미래산업단지 조성사업은 극적인 타결로 기결됐다. 오후 2시부터 벌인 2개의 안건이 10여 시간 만에 종결되는 순간이었다.
한 의원은 ‘소변 볼 시간도 없다” 는 말로 이날의 상황을 설명했다. 마라톤 회의를 무리 없이 진행한 이충열 위원장의 매끄러운 사회도 한몫을 했다.
시의회 개청 이후 장장 10시간 마라톤 회의의 기록과 집행기관과의 질의와 지적, 요구 등 의회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낸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집행기관과 의회 간 하모니에 시민들은 신뢰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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