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기공급 줄자 전기료 올린다는 정부, 해도 너무한다
[사설] 전기공급 줄자 전기료 올린다는 정부, 해도 너무한다
  • 충남일보
  • 승인 2013.05.3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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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 수치로까지 망신을 산 한국정부가 이번엔 전력부족을 이유로 많은 전기를 사용한 사용자에겐 비싼 전기료를 물린다고 하니 참으로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한국의 원자력건설 수준은 이미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것이나 다름없지만 형편없이 망가진 도덕성 결여때문에 정작 자국에서는 10개나 되는 원전을 가동하지도 못하게 되면서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사과는 없고 오히려 피크시간대 많은 전기를 사용할 경우 기존 전기료의 3배를 부과한다는 발표를 해 제정신이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원전가동 중단 발표가 있던 29일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우리나라가 수출한 바라카 원전 2호기의 착공식이 열린 날이다. 하지만 한국에선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 등 원전 두 곳의 가동이 중단됐다. 그러니 형편없는 마인드로 기술력만 앞세운 꼴이 되어 그 자리에 참석했던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당초 일정까지 줄이고 귀국해 버렸다.
중단사유가 제품불량이고 이를 감추기 위해 품질검증서를 위조한 부품 납품에 이어 시험결과를 위조한 부품이 사용된 사실이 드러난 점은 가히 충격적이다. 더구나 문제가 된 제어 케이블은 원전 사고가 날 경우 원자로 내 핵연료 냉각을 막고 외부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지 않도록 안전 설비에 차단 신호를 전달하는 핵심 설비다.
지난달 내부 제보가 있어 밝혀냈으니 망정이지 방사능 물질 유출 차단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이로 인한 당장의 전력수급 문제다. 앞으로 최하 4개월을 기다려야 할 상황이 연출되자 우리 정부가 허겁지겁 전력운용방안을 내놨다.
반성도 없고 대안도 없다. 무조건 줄이라는 내핍만 강조됐다. 그러면서 어이없는 전기료 초과부과를 발표했다. 온전한 정신으로 정책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벌써 기온은 여름 날씨인데 넉 달 동안 수리해야 가동할 수 있다니 여름나기가 위태롭다. 주도면밀한 대책을 세워 실행해야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사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산업계에 조업시간을 조정토록 하는 등 지난해보다 강도 높은 수요감축 대책을 쓸 수밖에 없어 경기회복세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걱정된다.
부품 제조사-부품 검증기관-시험성적서를 감수한 한국전력기술-한국수력원자력에 이르는 반성없는 ‘원전 마피아’ 조직에 대한 대수술이 요구된다.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파헤쳐 확실하고도 엄중한 책임추궁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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