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우스푸어 위험 렌트푸어로 옮겨진다
[사설] 하우스푸어 위험 렌트푸어로 옮겨진다
  • 충남일보
  • 승인 2013.06.20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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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비수기인 데도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4·1부동산 대책에도 매매보다는 재계약과 신규 등 전세 수요만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 전셋값 고공행진의 배경이다. 집값은 4·1대책의 약발로 잠시 오르더니 5월 말부터 약세로 돌아섰다. 6월 말 취득세 감면 조치가 종료되면 부동산 거래절벽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거래절벽이 현실화되면 집값의 하락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수도 있다.
집값 하락에 전셋값 상승으로 전국 아파트의 매매 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60%에 달한다. 집값은 내리는데 전셋값은 오르면 전세 세입자들은 불안해진다. 전세 만기가 되어 재계약을 하려면 전세 보증금을 더 내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세입자들이 금융기관에 지고 있는 빚이 크게 늘고 있다. 집주인이 대출금을 갚지 못해 경매로 집을 넘길 경우 그 피해는 세입자가 입게 된다.
올해 수도권에서 임차인이 낀 주택이 경매 처분될 경우 세입자의 80%는 보증금의 일부나 전부를 돌려받지 못했다고 한다.
집주인인 하우스푸어의 위험이 세입자인 렌트푸어에게 전가될 경우 서민들의 고통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전세 보증금은 서민의 전재산과 같은데, 이를 날리는 서민이 많은 게 국민행복시대는 아니다. 이런 고통을 주위에서 많이 본 탓인지 요즘 소득이 생기면 안 쓰고 빚부터 갚은 이른바 ‘대차대조표 불황’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면 이는 경기침체와 자산가치 추가 하락을 가져오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임대차보호법 개정 등 세입자들을 실질적으로 보호해 줄 수 있는 대책이 조속히 시행되어야 한다. 은행 대출 근저당에 밀리는 세입자의 전세보증금 반환권 우선순위를 올려야 한다. 전세금 급등에 맞춰 보증금 보호한도도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
서민 주거비 부담경감 및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크게 늘려야 한다. 따라서 행복주택건설의 기본 방향은 옳다고 볼 수 있다.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대화와 설득을 통해 해결하여 여러 계층이 공존할 수 있는 주거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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