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 다시 걷는 아득한 길… 미니앨범 ‘서브소닉(Subsonic)’
윤하, 다시 걷는 아득한 길… 미니앨범 ‘서브소닉(Subsonic)’
  • 뉴시스
  • 승인 2013.12.19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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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번호 486’에서 “하루에 네 번 사랑을 말하고 여덟 번 웃고 여섯 번의 키스를 해줘”라고 애교를 부리던 풋풋한 소녀가 훌쩍 자랐다. 2004년 데뷔, 10년의 세월을 가요계에서 보낸 윤하(25)가 담담한 목소리로 자작곡 ‘홈’을 부른다.
“매일 치열하게 살아/ 올라서려 했던 곳/ 그곳엔 내가 없었지/ 돌아가기엔 참 멀고/ 다시 걷긴 아득해/ 한참을 멈춰있던 날/ 불안함 가득한 뒤척임/ 쉴 곳이 없던 나의 집/ 버티고 버텨낸 시간들”(Home)
“일만을 위해서 달려온 시간이었어요. 주된 목적이 일이었는데 그렇게 달려오다 보니까 제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 건지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목표만을 위해 가는 게 누굴 위한 걸까’하는 생각, 지금까지 이룬 게 부질없는 건 아니지만, 전부가 될 수 없다는 걸 느꼈죠”
주변인들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 시간이었다. “매일 에세이 20~30쪽을 읽는 느낌”이라는 라디오 진행도 힘이 됐다. “지난 1년은 정체성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시간이었어요. 지난해부터 시작해서 '윤하'라는 가수가 어떤 위치에 있는 가수인지 많이 생각해봤거든요. 제가 하고 싶은 음악, 제가 듣고 싶은 음악이 뭔지 생각하게 됐죠. 좀 알게 된 것 같은 느낌, 어렴풋이 들어요”
윤하가 미니앨범 ‘서브소닉(Subsonic)’을 내놨다. 지난해 7월 발매한 ‘슈퍼소닉’, 올해 5월 ‘저스트 리슨(Just Listen)’을 잇는 음반이다. “초음속이라는 말이 멋있어서 시작했던 시리즈의 3부작의 마지막 장입니다. 서브소닉은 음속보다 느리다는 뜻이에요. 이제는 급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요”
컬래버레이션 성격의 미니앨범 ‘저스트 리슨’에서 윤도현·하림·나얼·스컬 등과 불꽃 튀는 작업을 했다면, ‘서브소닉’은 호흡을 오래 맞춰 온 프로듀싱 팀과 함께 편하게 만들었다. ‘홈’ ‘시간을 믿었어’ 등을 작사·작곡, 수록해 뮤지션으로서의 면모도 발휘했다.
“저는 어려운 사고방식의 사람이 아닌 거 같아요. 이런 점이 대중음악 하기에는 적합하다고 생각하죠. 많은 분이 사랑하는 노래를 들으면 저도 너무 좋거든요. 그런 면에서 제가 듣기에 좋은 음악이 많은 분도 좋아할 거라고 확신하기 수월하죠”
막연하게 단독 대기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지도 10년이다. 윤하는 최근 단독 대기실에서 본인을 보며 가수의 꿈을 키워왔다는 후배 가수를 만났다. “돌아보면 긴 세월이지만 짧게 느껴져요. ‘나로 인해 여러 에피소드가 남들에게도 일어났구나’라는 게 신기해요. 팬들도 군대를 다녀와서 이제는 여자친구와 같이 공연에 오더라고요. 뿌듯하죠”
10년 전 꿈꾸던 모습에서 70%를 걸었다. 그리고 ‘다시 걷긴 아득한’ 길을 걸을 생각이다. “세상 모든 일 중에서 음악하는 일이 가장 즐겁고 잘 할 수 있는 일이에요. 목적지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끝이 없을 것 같지만 중간중간 휴게소가 있다고 생각하고 가려고요. 그러면 힘이 나지 않을까요?”
자신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곧 ‘휴게소’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오는 27,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파티 ‘스물여섯 그리고’를 펼친다. “공연은 우리 만의 시간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 공연장 안에 들어온 사람들만의 파티죠”라며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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