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암행감찰 ‘인권침해’ 논란
지나친 암행감찰 ‘인권침해’ 논란
안행부의 공포행정 결코 정당한가

퇴근후 몸수색도 모자라 음주측정 요구

공무원 “공직생활 이래 이런 모욕 처음”

감찰직원 “강압적인 행동한 적 없다”
  • 박재현 기자
  • 승인 2013.12.22 1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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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전행정부 조사담당관실 직원들이 암행감찰 중 지나친 행동으로 인해 지방공무원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 예산군 공무원 K계장은 퇴근 후 집 앞에서 만난 감찰반과 대화도중 몸수색과 함께 음주측정을 요구 받았다.
이날 A계장은 동료직원인 L계장과 측량사무소 S소장과 함께 대술에서 만나 점심식사를 했다. 그리고 퇴근 후 다시 B소장의 차를 타고 덕산 자택 부근에서 간단한 저녁식사(술은 마시지 않음)를 하고 헤어졌다.
이때 감찰반 직원들은 집으로 들어가려 하는 K계장을 불러 세웠고, 차에 태운 뒤 측량사무 B소장과의 관계를 묻기 시작했다.
이에 K계장은 “오늘 점심은 미리 약속된 자리였고 B소장이 집(당진시)에 가는 길에 나를 태워다 줘 고마운 마음에 내가 저녁을 샀다. 내가 차가 없어 가끔씩 B 소장의 차를 얻어 타고 퇴근한다.”며 그날의 정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감찰반원은 “사실대로 말하면 봐주겠다.”며 “회유와 강압적인 어투로 캐물었고 지갑을 보자며 호주머니를 더듬는 등 마치 범법자 취급을 받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 비췄다.
또 지갑과 호주머니에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자, 감찰반은 점심때 반주로 막걸리 두 잔을 먹은 것을 문제 삼아 경찰서로 가서 음주측정을 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K계장은 “점심에 반주로 두잔 정도 먹었으나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의 음주량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으나 믿어주질 않아 결국 경찰서에 가서 음주측정을 했고 측정결과 아주 경미한 수치(0.0008로 기억함)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음주측정 수치가 미약하게 나오자 감찰반원들은 A계장에게 군청으로 갈 것을 요구, A계장의 책상서랍을 뒤지는 일도 서슴치 않았다.
끝내 감찰반원들이 원하는 것이 나오지 않자 A계장에게 “좋은 차를 타고 가서 의심했다. 미안하게 됐다.”는 말 한마디 남겼다고 했다. 이 시각이 밤 9시였다.
K계장은 “30년 공무원 생활에 이렇게 모욕을 당해보긴 처음이다. 정황상 의심이 가는 건 이해 할 수 있으나 아무리 암행감찰이라도 이번 행동은 지방공무원을 하시하는 행위이자 심각한 인권 유린”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공무원들도 “사법권도 없는 사람들이 지갑을 뒤지고, 몸수색을 하며, 마치 범법자 취급을 했다는 건 안행부가 지방 공무원들을 상대로 공포행정을 펴고 있다.”며 “공직 안팎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암행감찰을 벌인 조사담당관실 사무관은 취재진의 질문에 “점심때 업체소장과 함께 술을 먹었고, 퇴근 후 다시 동행하는 것을 목격해 정황상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지갑을 보여 달라고 했고, 안주머니에 혹시 봉투 같은 게 있나 더듬어 본 정도다.”고 말한 뒤 “술냄새가 많이 나서 본인동의하에 음주측정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강압적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안행부에서는 일상적으로 감찰을 할 때 지갑을 뒤져보고, 몸수색을 하고, 업무 외 시간에 서랍검색을 하는 등 그런 방식으로 하냐는 물음에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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