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석 “스무살 첫사랑, 칠봉이와 똑같아”
유연석 “스무살 첫사랑, 칠봉이와 똑같아”
‘응답하다 1994’로 의미있는 서른살

선악 연기 완벽… 배우 스펙트럼 넓혀

광고계 블루칩 우뚝… 러브콜 줄이어
  • 뉴시스
  • 승인 2014.01.0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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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의 아이콘’이라고 하자 유연석(30)이 손뼉을 탁 쳤다. “정말 그러네요”라는 감탄사도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영화 ‘건축학개론’을 비롯해 ‘늑대 소년’, ‘전국 노래자랑’ 등을 통해 언제나 뒤처진 시대를 살아왔다.
유연석은 “향수라는 코드가 사랑받는 이유는 현재를 사는 사람들이 지나간 것들에 대한 추억이 많기 때문인 것 같아요”라고 진단했다. “저도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하거든요. 필름카메라,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하고 패스트푸드보다 전통음식을 선호하죠”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공감하며 연기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상민·우지원 등이 코트 위를 뛰어다니고 서태지를 문화대통령으로 우러르던 1994년, 유연석은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시대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저도 드라마에서처럼 핸드폰을 사용하기 전 삐삐를 썼어요. 음성을 남기고, 공중전화에서 삐삐를 부여잡고 기다리던 시간도 있었고요. ‘8282’에 궁금하고 ‘486’에 설레던 시절이 그립기도 하죠. 지금은 누군가와 약속을 하면 5분도 못 기다리죠. 기다림이라는 단어 자체가 점점 무색해져 가는 것 같아요”라며 아쉬워했다.
반듯한 외모에 다정다감한 유연석에게서 ‘칠봉’이 묻어난다. ‘건축학개론’에서 다른 남자의 여자를 탐하고, ‘늑대소년’에서의 비열함과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에서의 극악무도한 잔혹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렇게 순한 사람이 어떻게 다른 작품에서 악역을 했나 의문스러울 정도다. “선한 역할도 해왔지만, 대중의 기억에는 악역으로 비친 부분이 있어요. 이번 드라마로 선과 악을 동시에 각인시키면서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힌 것 같아요”라며 만족해했다.
그러면서도 “칠봉이는 제 모습과 가장 많이 맞닿아 있어요. 그러다 보니 더 힘들었죠”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저와 다른 역할과 가까워질 때마다 성취감을 느끼고 재미를 느끼거든요. 하지만 비슷하다 보니 성취감도 적고 제가 연기를 하는 건가 싶어 힘들기도 했죠. 캐릭터에 대한 믿음들이 쌓여지면서 조금씩 적응해 간 것 같아요”
“비슷하면 연기하는 게 쉬울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아니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는 성격과 다른 역할에 스며들고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해낼 때 희열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라는 고백이다.
칠봉과 닮은 것은 성격뿐 아니다. 신촌 하숙의 딸이자 친구인 ‘성나정’(고아라)을 짝사랑하는 칠봉처럼 유연석도 가슴앓이를 해본 적이 있다. 또 후회가 남지 않을만큼 깊은 사랑도 해봤다.
“스무 살 때 10개월 동안 짝사랑했었어요. 마지막엔 혼자 마음을 접어야지 생각하고 힘들어하다 보니 저 자신이 너무 바보 같았어요. 결국 고백했지만 잘 안 됐죠. 사실 받아주지 않을 걸 알고 있었어요. 자주 보고 만나기는 했지만 저를 남자로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고백하고 나니 마음 정리하기가 좋았어요. 그렇게 6개월쯤 있다가 만난 여자친구와 2년 사귀다가 헤어졌죠”
유연석은 “저의 외사랑에 사람들이 공감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연기할 때 재미있었던 것 같죠. 칠봉이에게 연민을 느끼고 아파하는 분들이 많아서 좋았어요”라며 즐거워했다.
이번 작품으로 얻은 게 많다. 7개 업체가 유연석과 CF모델 계약을 맺었다. 대기 중인 광고들도 많다. 임수정과 공연하는 영화 ‘은밀한 유혹’과 한석규, 박신혜, 고수 등과 함께하는 영화 ‘상의원’ 등 새 작품들도 이미 결정했다.
“‘응답하라 1994’를 찍기 전과 크게 마음가짐은 달라진 게 없는데 많은 분이 환호해주고 반겨주세요. 절 보는 기대치나 시선들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에요. 최근 프리허그를 갔는데 그렇게 많은 분이 와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각 지방에서 모인 분들을 보니 감격스럽더라고요. 많은 분을 안아주다 보니 그 마음이 전해져 눈물이 나기도 했죠”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30대의 시작이 참 의미있고 활기찼어요”라며 활짝 웃었다. “저를 향한 기대들도 많지만, 이제껏 해온대로 연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며 마음도 다잡는다. 결혼은? “자연스럽게 인연을 만나면 적절한 시기에 해야죠. 또 결혼해도 그 시기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로 생각해요. 칠봉이처럼 여자한테 잘할 것 같다고요? 계획은 그런데 직업이 이래서…. 그래도 주어진 시간에는 잘해야겠죠? 그 전에 여자친구 먼저 생기고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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