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세계중요농업유산 제도의 중요성
[충일논단] 세계중요농업유산 제도의 중요성
  • 고일용 경제부장 편집국 부국장
  • 승인 2014.04.0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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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이나 세계자연유산과 같이 보전하고 계승할 만한 가치가 있는 농업유산을 지정하고 관리하는 제도가 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제도(GIAHS)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수세기에 걸쳐 만들어진 전통적 농업과 그와 함께 발달되어온 농지이용, 문화, 경관, 생물이 풍부해 세계적으로 중요시되는 지역을 차세대에 계승할 목적으로 2002년에 세계환경기금을 지원받아 창립한 제도이다.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독창성과 비범함, 현저한 특성, 지속가능성의 역사적 증거, 세계적인 중요성, 외부로부터의 위협 등 총 10가지 세부기준에 충족되어야 한다.
다음 세대에 계승해야 할 전통적인 농법이나 생물다양성을 가진 토지이용시스템 등을 농업유산으로 지정하고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까지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11개국 25곳이 등재돼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지정된 곳이 없다.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국가 중앙정부의 추천을 받아 입후보지 등록 신청서를 FAO에 제출하고 현지답사 및 서류심사 등을 받아야 한다.
국내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국가 농어업유산을 발굴·보존하고 나아가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시키기 위해 2012년 국가농어업유산 지정제도를 도입했다.
농어업유산 지정 관리 기준에 근거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신청을 받아 농어업유산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쳐 지정하는데, 100년 이상의 전통성을 가진 농어업유산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전국 시·군에서 신청한 서류 및 현장심사, 농어업유산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난해 처음 ‘완도 청산도 구들장논’과 ‘제주도 흑룡만리 돌담밭’을 국가농어업유산 제1·2호로 지정했고, 세계중요농업유산제도에 등재 준비를 앞두고 중국과 일본의 사례를 검토하며 보완 중에 있다.
세계 각국은 지역 농업환경을 유지해 나가면서도 농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세계농업유산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는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대한 이해가 적을 뿐 아니라 국가농업유산제도도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국가농업유산을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보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농업유산을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면서 진화를 계속하고 있는 살아있는 유산으로 보고, 지역의 다양한 관계자가 협력해 전통적인 지식과 실천을 다음 세대에 계승해 나가기 위한 동적인 보전으로 농업유산은 박물관에 진열되고 있는 화석과 같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다.
이를 위해 농업유산을 지키고 보존하려는 지역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고, 다양한 국가 농어업유산을 발굴하고 보전하기 위한 체계적인 조사·연구와 지속적인 정책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미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경험이 있는 나라들과 학술적 교류를 통해 농업유산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 지자체, 지역주민들이 역할을 잘 나누어서 추진해 나간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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