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평] 육성의 김정은 신년사 신뢰성을 기대한다
[충남시평] 육성의 김정은 신년사 신뢰성을 기대한다
  • 김법혜 스님/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상임위원
  • 승인 2015.01.0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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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스럽고 흥미로운 현상은 북한 김정은이다. 김정은은 아버지(김정일)와 다른 선택을 하고 있다. 그는 후계자 시절부터 ‘김일성 코스튬 플레이’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김일성과 비슷해 보이기 위해 살을 찌우고 수십 년 전에 평양에서 유행하던 머리모양과 의상까지 뒤집어 썼다. 김정일이 죽고 나자 신년공동사설 발표 대신 본인이 직접 신년사를 발표한 것도 그렇다.
북한의 최고지도자는 그 자체가 가장 효과적인 선전선동 수단이기 때문이다. 북한 매체는 김정은의 김일성화에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 같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도 육성을 통해 정상회담 등을 언급하며 남북대화를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대화를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할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우리가 제안한 대화에 조속히 호응하기 바란다.”고 답했다.
그동안 북한은 대중 앞에 자신을 드러내기 좋아한 김일성 주석과는 달리 ‘은둔의 지도자’라 불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11년 신년사까지 집권기 내내 육성으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집권 이후 처음 맞는 새해였던 2012년 아버지의 신년 공동사설 형식을 한 차례 따른 뒤에는 다시 할아버지의 방식으로 돌아갔다. 이는 젊은 나이에 권력을 잡은 그가 ‘김일성 주석 따라하기’로 부족한 리더십을 보완하는 동시에 대내외의 이목이 쏠린 신년 이벤트를 통해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때문에 김정은 제1위원장의 올해 육성 신년사를 38분 하는 등 지난해 보다 10분이 늘어났다. 2013년 처음 육성 신년사를 한 이래 올해로 3년째 같은 방식으로 신년사를 유지했다.
3대 세습을 거치며 최고지도자의 스타일에 따라 발표 방식에서 변화를 보였다.북한 신년사는 김일성 주석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사설로 신년사를 대체한 것을 제외하고 해마다 육성 방송과 함께 노동신문 1면에 신년사를 실리는 방식을 썼다.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김정일 시대가 열린 뒤부터는 당보 노동신문, 군보 조선인민군, 청년보 ‘청년전위’ 3개 신문에 공동사설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등장시켜 육성으로는 듣지 못했다.
북한이 이번 신년사에서 전년도에 비해 남북관계에 대해 자기들의 입장을 밝혔다면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서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지난해 제2차 남북고위급접촉을 제안했고 지난 12월 29일에는 민간교류 확대 등의 대화 제의를 한 바 있는데 아직 아무런 반응이 없다. 이것이 북한이다. 말만 뻔듯하게 앞세울 뿐 겉다르고 속다른 진실성이 결여된 곳이 북한이다.
북한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분단 70주년을 맞은 올해 남북관계에 ‘대전환’을 이룩해야 한다며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 했다.김정은은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지 않겠으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 말도 믿어야 되는지 의아스럽다. 그는 예년과는 달리 신년사에서 상당 부분 남북관계에 할애한 것 같다. 하지만 유적 표현 없이 직설적으로 대화 의지를 밝혀 남북관계 개선에 동참할지는 두고봐야 할 과제로 떠오른다.
그는 대화 의지를 밝히면서도 한반도의 ‘평화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미국과 우리 정부에 대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전환할 것을 주문하고 있어 그들의 진실성 여부가 의심스러럽다.
그는 여전히 우리에게 연례행사인 군사훈련을 비롯한 모든 것을 그만두라는 등 엉뚱한 트집만 잡고 나섰다. 올해는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을 벗어날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 본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전승 70주년을 앞두고 오는 5월 박 대통령과 김 제1위원장을 초청해 놓은 상황이여 자연스럽게 만남과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의 예상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군사훈련의 중단, 상대에 대한 사상과 제도 강요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어 남북관계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북한의 속내는 알 수 없는 곳이 북한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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