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복의 孝칼럼] 경남기업 성완종 회장이 남긴 것은?(1부)
[최기복의 孝칼럼] 경남기업 성완종 회장이 남긴 것은?(1부)
  • 최기복 대전하나평생교육원장·성산 효대학원 교수
  • 승인 2015.04.16 18: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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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흥망성쇠가 어디에 있는지를 묻고 싶다.
도둑질한 돈으로 좋은 일을 해도 좋은 일은 좋은 일 일까를 생각 해 본다. 경남기업이라고 했나? 충청권의 대표기업으로 손꼽혔던 경남기업 성완종 회장의 마지막 유서를 놓고 설왕설래 하는 사회의 단면을 보면서 착잡하다.
한때는 성공한 기업인이고 정치적 입지도 세운 사람이 검찰의 구속적부심을 하루 남겨 놓고 자살이라는 극한 행동으로 생을 마감했다.
나라 돈으로 더 큰 돈을 벌려고 로비를 하고 그 돈으로 정치인들에게 이해에 관련한 보험을 들고 그 부스러기 돈으로 장학 사업을 하고 지역 사업을 했다면 목적이 숭고하다 해도 과정과 절차는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목적도 과정도 결과도 사악한 것 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자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건 아니다. 보험료로 알고 거액의 로비자금을 준 당사자는 기실 가진게 없고 받은 자는 아직 권력과 금력을 손에 쥐고 빠져나갈 구멍만 찾는 모습이 읽힌다. 국민은 어느 편에 서야 하나? 어차피 그런 사람들이다.
특히 충청지역 정치인들에게 묻는다. 초등학교 겨우 졸업하고 자수성가한 정치인에게 충청남도 여당 도당 위원장 자리를 맡기고 돈 들고 힘든 일은 그에게 다 맡겼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 절규조차 외면한 사람들을 보면서 참 야속하다는 말 한마디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자살직전 2시간 남짓 현직 총리가 사는 곳을 배회하는 모습이 찍힌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3000만 원을 줬다고 하고 본인은 손사레를 치며 아니라고 하지만 믿는 국민은 누구일까.
왕년에 필자가 부산에서 지구당 위원장 감투를 쓰고 있을 때 나이 지긋한 노인 한 분이 찾아와서 조건없는 운영자금을 내겠다고 했다.
지구당 사정이 어렵기는 해도 받아야 할 돈이 아님을 안 나는 정중하게 거절했다.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사무국장은 법정후원금으로 영수증을 처리하고 당비로 받았다고 했다.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 부산시경에서 피고소자의 입장으로 나를 소환했다. 전후사정의 이야기를 듣고 난 조사관이 그 분에게 소송 사항이 아니라고 했다. 왜 이런 짓을 하느냐고 했다.
그 노인 왈 그냥 섭섭해서 라고 대답했다. 돌아서는 노인에게 쫓아가서 형편껏 돌려 드리겠다고 했다. ‘내가 죽을 때가 되어서 노망들었나봐 위원장이 보고 싶었거든. 난 당신이 힘든 것을 알고 될 사람이기 보다 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었어. 그래도 안 챙겨 주니 섭섭했어. 나 돈 많아.’
정치에 뜻을 세워 성공한 일도 없지만 다른 정치인들의 행태를 이해하려고 난 노력 한다. 돌아서서 가는 노인의 뒷모습을 보면서 찌르르 하는 가슴 속의 형언할 수 없는 불덩이 같은 것 때문에 나는 오열했다. 그래 순수하게 도와준 사람도 챙겨주지 않으면 저토록 섭섭한데 죽음 직전까지 와서 손을 내밀었는데 섭섭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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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6 19:16:11
ㅁㄴㅇ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