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자살 방법 다양화 되고 자살률은 세계 최고
[월요논단] 자살 방법 다양화 되고 자살률은 세계 최고
  • 임명섭 논설고문
  • 승인 2015.04.19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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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를 훑어보면 최초의 할복사건은 삼국시대가 그 시초라고 전해 오고 있다.
고려 때부터는 유교사상의 도입으로 점점 할복의식이 사라져 갔지만 그 이전인 삼국시대 때만 해도 할복은 매우 성행했다. 참고로 여기서 할복이라 함은 일본 영화에서처럼 일본 사무라이들이 일본도(刀)로 자신의 배를 가르는 의식을 말한다.
사무라이들의 할복은 자신의 무인 정신을 기리고자 하는 신성한 개인적 의식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에서 행해진 의식은 주로 적에게 사로 잡힐 바에야 떳떳이 죽겠다는 나라를 위한 국가적 의식으로써 행해 진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유명한 할복사건은 백제 장수 계백의 일화다. 이 곳에서 계백은 자신이 스스로 자신을 베는 것이 아니라 자신보다 더 아끼는 가족들을 베는 것이다. 이 점이 바로 우리나라 할복과 일본 할복의 차이점이다. 때문에 계백도 자신들의 가족들 모두 자결을 시키게 한 후 자신도 자결한 것이다.
각각 은장도처럼 작은 칼로 자신의 배를 긋는데 창자에 칼이 걸려 더 이상 긋지 못하고 고통스러워 할 때 계백이 뒤에서 목을 쳐서 고통을 덜어주었다는 얘기가 전해 오고 있다. 물론 이 점은 정식기록엔 등장하지 않지만 더 비장감이 넘쳐 보인다.
백제에서만 이런 할복의식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신라시대의 경우 김춘추의 사위인 김품석은 대야성이 함락되자 자신의 가족들을 모두 죽이고 자결했다. 이처럼 삼국시대 때의 할복은 개인적인 할복의 경우도 있었지만 보다 가족적, 즉 집단적인 할복인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 이후 조선시대 때도 일제에 의해 나라가 망하자 할복으로써 자신의 뜻을 피력한 애국지사들의 일화가 전해져 오고 있으나 자살로 나라가 시끄러운 일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살도 현대 물결의 영향인듯 자살 수법이나 자살이유 등도 다양화 돼 가고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는 자살로 인해 극심한 사회문제와 세계 최다라는 불명예로 부끄러움으로 가득하다.
우리나라는 세계 비교 대상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1위라는 부끄러운 자화상의 눈에 확 뜨이는 뉴스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통계를 하도 여러 번 들어 그런지 반응은 심드렁하다. 해마다 반복되고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으니 우리는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다.
이번 발표에도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다시 이 같은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통계청의 2013년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지난해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모두 1만4427명으로 하루 평균 39.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구 10만 명 당 OECD 국가의 평균 자살 사망률이 12.1명인데 우리는 무려 28.5명으로 두 배를 훨씬 넘는 수치로 나타났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은 전체 자살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질병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목숨을 끊는 것이 가장 많다는 것이다.
물론 정부도 각종 자살 예방책을 내놓고 있지만 전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자살률이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26.5%나 증가했다. 지난해는 남자가 여자에 비해 자살로 인한 사망자가 2배 이상 많았다. 경제활동이 활발한 30대에서 50대의 자살 사망률이 눈에 띄게 는 것도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10·20·30대 등 젊은 층의 사망 원인 가운데 자살이 1위로 자리 잡고 있어 안타깝다. 이처럼 높은 자살률은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나 다름없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물론 소득 수준이나 경제력 같은 계량화 된 수치만으로 한 국가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자살률이 높은 것은 진정한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데는 어려움을 준다. 이제는 캠페인만으로 자살률을 낮추기는 어렵다.
때문에 범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통해 자살률 1위 국가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한 총력전을 펼쳐야 할 줄 안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81.3세로 늘었다.기대수명이 가장 긴 나라는 일본으로 83.2세이고, 아이슬란드와 스위스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멕시코의 기대수명은 74.4년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데도 우리의 자살률이 높은 건 수치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9일 자원비리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던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해 충격을 줬다. 얼마 전 바르셀로나를 출발해 뒤셀도르프로 향하던 독일 저가 항공기가 추락해 탑승자 150명 전원이 사망한 사건도 루비츠 부기장의 자살로 판정되면서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자살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극단적으로 보여줬다. 인간이 삶을 스스로 저버리는 우리 사회의 자살(自殺)이 없도록 사회적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 그래서 0ECD 회원국 중 자살사망률이 가장 높은 불명예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국회에서도 관련 법 통과를 서둘러 자살자를 키우지 않게 할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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