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명재상(名宰相)에 올랐던 황희 정승 같은 인물이 없단 말인가?
[월요논단] 명재상(名宰相)에 올랐던 황희 정승 같은 인물이 없단 말인가?
  • 임명섭 논설고문
  • 승인 2015.04.26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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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새 총리는 국민과 대통령의 사정을 이끌어갈 수 있는 정말 청렴하고 강직한 총리가 나왔으면 하는 것이 바램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다섯 번의 총리 후보자 인선에 실패했기에 이번 새 총리후보는 눈을 크게 뜨고 넓게 바라보며 물색해야 한다.
청와대는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로 또 다시 총리 후보자를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취임 후 불과 63일 만에 총리가 물러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인사가 만사’라는 격언을 다시 한 번 실감케 됐다. 국민들은 “또 일이 터지고 말았다.”며 장탄식을 쏟아내고 있다.
출범한 지 2년여 밖에 안 된 정부가 여섯 번째 총리 후보자 물색에 나선다고 하니 이런 국가는 세계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또 누가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생겼든 국력 낭비가 아닐 수 없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총리 후보자인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과 지난해 5, 6월 각각 지명된 안대희 전 대법관,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 등은 국회 인사청문회 문턱도 넘지 못했다.
‘준비된 소통형 총리’ 라던 이완구 총리는 인사청문회에서 정직성과 신뢰성에 큰 문제를 드러냈지만 총리 후보자 3연속 낙마에 따른 국정 공백 우려 덕분에 간신히 청문회 문턱을 넘어섰다.
이 총리는 박근혜 정부 3년차 국정동력 회복을 위한 ‘사정 드라이브’ 주체로 나섰지만 이번 터진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휩싸이면서 거꾸로 ‘사정 1호’로 지목되는 희극적 상황에 몰렸다.
박근혜 정부의 ‘인사 참사’를 지켜봐온 국민들은 이제 총리 얘기만 들어도 신물이 날 판이라고 한다. 총리로 내세운 후보 마다 선량한 국민이면 갖추는 정도의 준법성과 도덕성 조차 부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총리 인사 청문회 때마다 국정은 표류하고 정치권은 소모적 정쟁에 빠져드는 일이 다반사였다.
지난 다섯 번의 총리 후보자 인선 실패는 청와대의 인사 시스템 탓도 나무라지 않을 수 없다. 정권 창출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국정 철학의 공유를 앞세워 당·정·청 간 손발이 맞아야 한다는 이유로, 내 사람 우리 진영만 고집하는 좁은 인재에 갇혀 널리 인재를 구하려는 노력이 미흡하지 않았나 차제에 반성해 볼 필요도 있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끝내고 돌아오면 곧바로 후임 총리 물색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지금 후임 총리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들도 이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박 대통령이 여섯 번째 총리마저 ‘내 사람-우리 진영’에서 고른다면 생각을 바꿔야 할 것이다.
이제는 초연한 통합적 총리가 절실한 시점에 와 있다. 박 대통령이 진영 밖으로 나와 이런 인재를 찾는다면 정권 3년차 국정운영이 더 원활해질지도 모른다. 때문에 금배지를 놓고 정치권만 쳐다봐서도 안 된다. 좀 더 멀리 넓게 바라보고 물색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높은 도덕성과 함께 요구되는 자질은 개혁성이 절대적이다.
시대의 흐름과 민심의 변화를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인물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과거를 따지지 말고 진영을 무시하는 새로운 인사의 기준이 필요하다.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인사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국민이 원하는 인물을 찾아서 과감하게 기용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수첩’을 덮고 국민이 믿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인재를 구한다면 도덕성과 개혁성을 갖춘 인물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패가망신의 길로 가는 지름길을 택해서는 안 된다.
진영을 초월하고 최선의 인물을 기용하고 상당한 권한을 준다면 박근혜 정부의 위기가 원만히 돌파되고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도 원활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실패하지 말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마음을 비우고 후임 총리 인선에 임해주길 바란다. 많은 국민들은 이런 국무총리를 바라고 있다.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萬人之上)’이란 말이 있듯이 ‘신하로서 최고의 자리를 가리키기에 위로는 임금을 섬기고 아래로는 만백성이 있다는 자세’로 명예와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총리가 나왔으면 한다.
옛날처럼 24년간 명재상(名宰相)에 올랐던 황희 정승 같은 인물이 우리 시대에는 없단 말인가? 지금 국민들은 새 총리에 대한 기대보다 이번에는 제발 아무 파동 없이 무사히 넘어가 주길 바라는 마음이 더 솔직한 심정이다.
총리 후보를 잘 물색하고 물색된 총리후보가 실패가 되풀이된다면 국민들은 기대를 접게 될 지도 모른다.
이제 야당도 낙마 자체를 목적을 앞세우는 국회 청문에서 벗어나 후보의 국정 능력을 검증 차원에 신경 쓰지 않으면 언젠가는 큰 역풍에 부딪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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