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진단] 세월호 아픔 딛고 일상으로…
[월요진단] 세월호 아픔 딛고 일상으로…
  • 전재철 발행인/대한민국민간조사학회 회장
  • 승인 2015.05.31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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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을 보내며 오랜만에 여식과 저녁을 함께 하면서 자연스레 세월호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차디찬 바다속에 자식과 형제를 먼저 떠나보낸 아픔을 간직한 세월호의 이야기는 국민들마다 시각 차이도 있어 말을 꺼내기 조차 조심스러웠다.
지난해 4월 16일, 온 국민을 슬픔과 절망의 늪으로 빠뜨린 세월호 대형 참사는 사망자 수만도 295명, 시신조차 수습되지 못한 남은 실종자는 9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의 무능, 부패, 안전불감증.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부해 온 자긍심을 일순간 허탈하게 만든 날이었다.
자식을 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가슴을 쓸어내리며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그날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며 이런 참사의 재발방지를 다짐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세월호 참사 1주년이 지났는데도 아픔이 치유되기는 커녕 갈등만 증폭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금뱃지와 노란 리본을 혼동하는 의원들도 있어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한다. 유가족들의 아픔을 보듬을 대안은 없는 것인지, 해결방법이나 의지가 없다면 노란리본도 금뱃지도 반납해야 한다.
유족들에게는 반정부폭력 시위보다 선체 미 인양 시신을 하루빨리 수습해 가족의 품으로 하루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해 아픔을 치유해 줘야만 한다.
조선조 실학자 박제가선생의 북학의(北學議) 전문에 이런 말이 있다. “학문에는 다른 길이 없다. 모르는 게 있으면 길가는 사람이라도 붙잡고 물어보는 게 올바른 학문의 길이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참사는 일반사건과 같이 청해진해운에서 모든 책임과 보상문제를 주도적으로 처리해야 옳을 듯싶다. 정작 사고를 낸 당사자는 한 발 물러나 있고 법과 원칙없이 종교탄압이라는 말에 한 마디 말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또 진상규명은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지난 2007년 4월 발생한 미국 버지니아공대 조승희 사건에서 보듯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교사라도 해서 사고가 발생한 양 정치권과 일부 인사들의 행태는 이해할 수가 없다. 사회는 공공질서를 지키자는 캠페인이 난무하지만 실천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법을 지키면 손해본다는 인식도 도처에 깔려있다.
뒤돌아 보면 지난 1993년 10월 10일 위도 서해 훼리호 292명 사망, 이듬해 10월 21일 성수대교붕괴 32명 사망, 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붕괴 502명 사망, 2003년 2월 18일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192명 사망, 2010년 3월 26일 천안함폭침 46명 사망 등 대형참사가 많았다. 급기야 세월호 참사로 이어지면서 해양경찰을 해체하고 국민안전처를 신설하는 등 요란을 떨었다. 그러나 도처에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시위 문화도 달라진 게 없다. 신성한 국방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에 입대한 것이 무슨 잘못이라도 있던가? 매일같이 시위대로 부터 온갖 욕설과 폭력을 당해도 묵묵히 참고 견뎌야하는 의경들에게는 그 흔한 인권도 없다. 자식을 의경에 보낸 부모들은 시위현장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한다. 자식을 둔 사람이라면 부모된 심정을 한 번 헤아려 봄도 좋을 듯싶다.
이들도 일정기간 복무를 마치면 사회로 복귀하는 우리의 이웃이고, 선후배들이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이다. 특별법까지 만들어 지원되는 유가족들이 경찰관들에게 폭력까지 행사해도 면책되는 것으로 혼동해서는 안 될 것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2002년 미선이 효순이 사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반대, 광우병, 평택미군기지이전반대, 쌍용자동차 사태 등 시위가 있는 곳이라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기 연속극도 세월이 지나면 주연이 바뀌고 반복해서 보면 싫증이 나는 법이다. 하루하루 살기가 고단한 국민들은 이런 시위에 우려가 크다.
이제는 시위문화도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그런데 10, 20년이 지나도 우리의 시위 모습은 변한게 없다. 일각에서는 ‘광우병에 걸린 국민’이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서 벌어진 불법과 폭력은 시가전을 방불케 한다. 또 시위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대다수 국민에게 불안과 불편함을 끼치고 아랑곳하지 않는 시위대의 행동을 쉽게 납득하는 이들이 많지 않다.
경찰을 겨냥한 낙서는 개탄스럽기 그지 없다. ‘개껌 옛다, 개사료’ 모 의원 비서관의 경찰버스 낙서는 정말 수준 이하여서 빈축을 사기에 충분했다.
급기야는 태극기를 불태우는 지경에 이르고 청와대로 돌진하겠다는 의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아연할 뿐이다. 국민들의 선택에 의해 뽑은 통수권자를 돌과 쇠파이프로 위협해서 하야를 시키겠다는 건지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외국에서는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엄중하다. 우리나라에서 경찰관을 기르는 개 보다 못한 취급을 하는 사람들은 법과 원칙에 따라 강력 조치해야 한다. 시위를 하더라도 폴리스라인 권위는 지켜져야 한다. 어떤 이유든 폭력시위는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없고 요구사항이 관철되거나  관철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의 생각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게 자식이다. 꽃봉우리를 채 피워보지도 못하고 꺾인 희생자와 그 유가족의 아픔을 다 헤아릴수는 없다. 진상규명도 시급하게 진척돼야 할 것이다.
더불어 관용과 이해, 재발방지의 대책은 살아있는 우리들의 몫이 될 것이다. 차분하게 이성을 되찾아 판단할 일이다.
특별법에 담겨있는 내용을 대다수 국민은 모르고 있어,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이유다. 정부는 상세하게 온 국민에게 알려야 옳다.
노자의 도덕경에 ‘지족불욕(知足不辱), 지지불태(知止不殆), 가이장구(可以長久)’란 말이 있다. 이는 ‘내 분수에 맞게 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분수에서 그치면 위태롭지 않고 오래 갈 수 있다’는 뜻이다.
5월 가정의 달이 가고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일상으로 돌아가 세월호 희생자의 아픔과 호국영령들에게 경건한 마음으로 추모의 마음을 새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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