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기분좋은 아침 열겠다”
박병호 “기분좋은 아침 열겠다”
‘박뱅이라 불러다오’… 맞붙고 싶은 투수는 ‘커쇼’
  • 뉴시스
  • 승인 2016.01.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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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박병호가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에서 미네소타 트윈스 입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박병호가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에서 미네소타 트윈스 입단 기자회견을 마친 후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산 거포’ 박병호(30·미네소타)가 미국프로야구(MLB) 데뷔 시즌 포부를 밝혔다.
박병호는 7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내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 팬들이 매일 기분 좋은 아침을 시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을 마친 박병호가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처음이다. 그는 “박찬호 선배의 투구를 보면서 하루를 시작했던 것처럼 국민들이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며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데뷔 시즌을 앞둔 각오로는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다. 세계에서 야구를 가장 잘 한다는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다.”면서 “하루 빨리 자리를 잡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강속구 투수들에 대한 대처 계획에는 “내가 갖고 있는 힘을 100% 낼 수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강정호도 ‘폼을 바꾸지 말고 한달만 부딪혀 보라’고 했다. 기술로 대결해보겠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원하는 별명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구단 직원들이 한국 언론을 통해 들었는지 ‘박뱅’이라고 불렀다. 그것도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맞붙고 싶은 투수로는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꼽았다. 박병호는 “맞붙은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커쇼의 투구를 꼭 직접 보고 싶다. 강정호가 안타를 쳤을 때도 많이 물어봤다.”고 밝혔다.
현재 고소 절차를 취할 예정인 네티즌 ‘국민거품 박병호’에 대해서는 “다른 것보다 한 번 꼭 만나보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미네소타 구단과 고교시절부터 이어져 온 인연도 밝혔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미네소타 스카우트에게 제안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면서 “그런 부분까지 기억하고 있어서 놀랐다.”고 떠올렸다.
미국 진출 후 장기 계획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이 들면 내가 다시 돌아올 팀은 넥센 히어로즈다. 돌아와서 마무리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13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플로리다주에서 열리는 넥센 히어로즈의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든 후 미네소타 스프링캠프에 참가한다. 이후 4월 5일 개막전 원정 경기에서 김현수가 속한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맞붙는다.

◇박병호 일문일답
- 돌아와서 이승엽의 400홈런 기록에 도전할 생각은 없는가.
“지금 마음으로는 미국에서 성공해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미국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내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이 들면 다시 돌아올 팀은 넥센 히어로즈다. 돌아와서 마무리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홈런 개수는 내가 넘을 수 없는 기록이기 때문에 생각하지 않는다.”

-개막전에서 볼티모어의 김현수와 대결을 할 수도 있다.
“김현수를 만날 수 있어 기분 좋게 생각하고 있다. 같이 한국에서 뛰다가 미국에 만나서 붙는다는 것이 재밌다. 또 한국 선수로서 자부심도 갖게 된다. 좋은 대결이 될 것 같다.”

- 직접 상대하고 싶은 팀이나 투수는.
“팀은 없다. 속해있는 리그에서 팀이 잘 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자리잡고 경기를 하고 싶다. 만나보고 싶은 투수와는 함께 경기를 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강정호가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를 상대로 안타를 치는 것을 보고 궁금해서 많이 물어보기도 했다. 커쇼의 투구를 직접 보고 싶다.”

- 기록에 대한 목표치는.
“확실히 우리보다 뛰어난 리그이고, 세계에서 야구를 가장 잘 한다는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 메이저리그다. 현재 장담은 할 수 없다. 분명히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큰 꿈을 갖고 있고 많은 노력을 꾸준히 할 것이다. 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첫 시즌을 보내는 것이 올해 가장 큰 목표다.”

- 조 마우어에 대한 인상은.
“미국 기자회견 전날 조 마우어가 직접 참석해 환영해주고 싶다고 전해 들었다. 나도 이름은 알고 있는 선수였지만 실제로 보니 체격이 커서 놀랐다. 진심으로 환영해줬고 빨리 도와주겠다고 얘기했다. 다른 선수들도 도움이 되겠지만 본인이 직접 나서겠다고 했다.”

- 원하는 별명은.
“한국언론을 통해 들었는지 구단 직원들이 ‘박뱅’이라고 불렀다. 그대로 불러주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본다.”

- 미네소타 지역에 대한 인상은.
“방문했을 때는 한국 날씨와 비슷했다. 구단 직원들도 인사를 할 때 날씨에 대해 많이 물었다. 그만큼 많이 춥다고 한다. 그래도 감독님이 '추운 날씨이지만 우리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냈었다'고 말한 것처럼 환경에 맞게 적응해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 악플러 고소에 대한 것은.
“사실 ‘노코멘트’ 하려고 했다. 아무래도 예민한 부분이다. 그냥 사실 만나보고 싶다. 같이 사진을 찍어서 구단 홈페이지에라도 올리면 본인도 느낄 것 아닌가. 부모님이나 지인들이 그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다.”

- 타깃필드에 대한 느낌은.
“정말 야구장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좌측과 중앙 담장까지의 길이는 잠실과 비슷하다. 그런데 중간이 곡선이 아니라 직선이라 좌중간은 더 가깝다. 직접 가서 타격을 해봐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가서 적응을 하면서 장타력을 끌어올리도록 노력하겠다.”

- 지난 시즌에 타격 매커니즘을 바꿨는데.
“그전까지는 타격 후 상체를 많이 넘겼다. 공을 더 당겨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그 부분 때문에 공이 빠른 투수들을 상대할 때는 타이밍이 밀린다는 것을 느꼈다. 스프링캠프부터 고치려고 노력했다. 지난 시즌 타격에서는 홈런 이후 상체가 무너지는 동작이 적었다. 잘 준비했다고 생각한다.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그 전부터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 부분도 계속 연마를 해서 미국 투수들에 대응하도록 하겠다.”

-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현수가 내가 호텔에 들어가면 영어공부를 한다고 했다. 많이 했던 것은 아니고 어렸을 때부터 영어 과목을 좋아했다. 잘 한다고 말하기는 그렇고 미국에 가서도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는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향후 몇 년 안에 통역 없이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한국인 선수로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추신수 선배가 굉장히 우리들을 반길 것으로 알고 있다. 나를 만나서 ‘많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해서 한국을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이렇게 한국 선수들의 진출이 많아지면 그만큼 한국 야구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후배들을 위해 더 열심히 할 것이고 다른 선수들도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

- 넥센 구단에 한 마디.
“FA 신분이 아닌 포스팅으로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구단 동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장석 대표님을 비롯한 프런트의 도움이 없었으면 도전을 할 수 없었다. 트레이드후부터 미래의 꿈을 정해주셨다. 옆에서 그 꿈을 잊지 않게 계속 말씀을 해주셨다. 다시 한 번 큰 꿈을 가질 수 있고 야구에 대한 열정을 살릴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하다. 동료 선수들과는 어제 만났는데 너무나 고마웠다. 넥센이라는 팀에 스며들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동료들이 도와줬기 때문이다.”

- 계약 조건에 대해 아쉬워 하는 팬들이 많다.
“계약 전에 언론에 나오는 것보다는 금액이 작다고 얘기하고 갔다. 포스팅이 선수에게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협상 기한을 며칠 앞두고 계약을 해서 더 얘기가 많았다. 그런데 나는 에이전트와 충분한 대화를 했다. 미네소타에서 제시한 조건도 최초 내용에서 수정된 부분이 있었다. 하루 빨리 계약해서 서로 기분이 상하지 않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봤다. 이 계약을 통해서 후배 선수들에게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도 들었다. 100%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구단과 얘기가 오갔고 조건이 맞았기 때문에 계약했다.”

- 한국의 스윙이 미국에서 통할 것 같나.
“100% 힘을 낼 수 있는 타격폼을 미국에서도 그대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강정호가 ‘폼 바꾸지 말고 한달만 해보면 알아서 몸이 움직일 것이다’고 했다. 그대로 내가 갖고 있는 기술로 부딪히는 것이 맞는 것 같다.”

- 전력 누수가 있는 넥센이 기동력 야구로 변화를 노린다. 올 시즌 예상은.
“넥센의 분위기는 ‘좋은 선수들이 빠졌지만 우리는 할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약하지 않다’는 것이다. 분명히 넥센에는 좋은 유망주들과 기회를 많이 받아야 하는 선수들이 있다. 그런 선수들이 잘 메꿔줄 것이라고 본다. 기동력 야구는 빈틈이 있을 때 많이 뛰는 야구였기 때문에 모든 선수들이 변신을 해서 잘 해낼 것이다. 홈런 부분에 대해서도 선수들이 힘을 기르고 있고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걱정하지 않는다.”

- 가족들의 이동 계획은.
“스프링캠프지는 혼자 갈 생각이다. 가족들은 3월말에 미네소타로 넘어올 것이다. 미네소타에는 가족 누구도 가본 적이 없다.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하고 플로리다에서 볼티모어로 바로 경기를 하러 넘어간다고 들었다. 그때 맞춰서 가족들도 이동할 것이다.”

- 넥센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나.
“우선 넥센 캠프지에서 몸을 만들 생각이다. 1월말에는 팀에 공식 행사가 있어서 미네소타에 한 번 다녀와야 한다. 그전까지는 따뜻한 곳에서 몸을 만들 것이다.”

- 지명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있는데.
“맞춰서 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나는 계속 수비를 해왔기 때문에 그 부분이 타격에도 더 편하다는고 얘기는 했다. 그런데 조 마우어가 있기 때문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

-개막전을 앞두고 팀에서 김현수의 약점을 물어보면 알려줄 것인가.
“물어본다면 ‘없다’라고 대답하겠다.”

- 중부지구 팀들에 대해 분석하고 있나.
“솔직히 전혀 모르고 있다. 미국에 가서 상대팀이라든가 투수들에 대한 영상을 받아 보기로 했다. 현재는 어떻게 몸을 만드는 것인가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만 집중하고 있다.”

-미네소타와의 과거 인연은.
“고등학생 때 미네소타 한국 담당 스카우트가 제안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때 당시에 LG 트윈스 팬이었기 때문에 ‘1차지명을 받지 못하면 도전해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그 이후 야구장에서도 그 분과 인사를 많이 나눴다. 이렇게 될지는 몰랐다. 그 부분에 대해 미네소타에서 기억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이 놀랐다.”

- 2014년 신인왕을 탄 쿠바 선수 호세 아브레유보다 잘할 자신이 있나.
“각 나라마다 선수들의 힘과 신체조건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갖고 있는 힘을 어떻게 뽑아내는가’다. 미네소타에서도 많이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힘 있는 타자가 되도록 하겠다.”

- 국내 MVP를 탈 때 ‘2군 선수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큰 꿈을 가졌으면 좋겠다. 오전 시간에는 메이저리그가 중계되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지켜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내가 박찬호 선배의 투구를 보며 아침을 시작했듯이 국민들이 메이저리거의 활약을 보며 아침을 맞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한국을 떠나면 가장 그리울 것이 무엇인가.
“아무래도 부모님과 가깝게 지내다가 떨어져야 하는 부분들이 그리울 것 같다. 미네소타에서 저녁에 스테이크를 많이 먹었다. 그때 짧은 기간 동안에도 한국 음식이 많이 생각났다.”

- 귀국 후 시간은 어떻게 보냈나.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개인적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가족들끼리 식사도 하고 만나야 할 사람들도 봤다.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줬고 큰 꿈을 갖고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줬다.”

- 플로리다에서 김현수, 강정호와 만날 계획은.
“자동차로 2시간 정도는 걸린다고 들었다. 주말에 쉬게 되면 만날 생각은 있다. 한 번씩 만나서 식사도 하고 이야기를 할 것 같다. 팀 훈련이 시작되면 만나긴 어려울 것 같다.”

- 마지막 인사는.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계속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그렇게 지냈던 것 같다. 새롭게 미국야구에 도전하는 입장에서 앞으로도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 팬들이 아침 하루를 기분좋게 시작할 수 있도록 미국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응원 부탁드린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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