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병엔 연예인, 담뱃갑엔 암환자?
술병엔 연예인, 담뱃갑엔 암환자?
담배업계, ‘차별’ 문제 제기·여론전 나설 조짐
  • 연합뉴스
  • 승인 2016.04.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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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담뱃갑 경고그림 시안을 제시한 이후 연일 반발하고 있는 담배업계가 이번에는 주류 광고와의 ‘차별’ 문제를 제기하며 여론전에 나설 조짐이다.
담배 제조업체 관계자는 “소주병에는 아이유, 신민아 같은 예쁜 연예인들이 활짝 웃는 사진이 붙어있는 반면에 복지부 시안대로라면 담뱃갑에는 종양 덩어리를 물고 있는 구강암 환자의 사진이 흡연 경고그림으로 붙게 된다며 소주, 맥주같은 대중주류와 담배는 모두 서민들의 기호품인데 차별이 너무 심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소주 광고모델에는 이영애, 이효리, 하지원, 송혜교, 유이, 김민정 등 당대 최고의 미녀 가수와 탤런트들이 기용됐고, 맥주 광고에는 하정우, 정우성, 이정재, 조인성, 전지현, 김연아 등 미남 미녀 스타들이 등장했다.
최근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인기를 타고 탤런트 송중기가 하이트맥주 광고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비록 TV 주류 광고시간이 밤 10시 이후로 제한돼있기는 하지만 주류업계는 최고의 스타들을 내세워 술 소비를 자극하는 광고와 홍보를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드라마 등의 간접광고(PPL)도 허용되는 반면, 담배는 제품광고는 물론이고 기업 이미지 광고조차 할 수 없다는 게 담배업계의 불만이다.
담배업계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따져 봤을 때 음주가 흡연보다 훨씬 크다는 점도 지적하고, 담배에만 국민건강증진기금이 부과되고 주류에는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국책 연구기관의 연구결과를 봐도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흡연보다 훨씬 크다”며, 지난 1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내놓은 ‘주요 건강위험요인의 사회경제적 영향과 규제정책 효과평가’ 보고서와 세계보건기구 자료를 근거로 제시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담배업계가 왜 술을 걸고 넘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술병에 음주에 따른 건강상의 영향 등 정보를 더 구체적으로 명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청소년들의 음주를 유발할 수 있는 모델은 기용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도 갖고 있다”며 “WHO 등에서도 음주로 인한 폐해를 더 널리 알리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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