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논단] 4·19 자유의 꽃내음 맡으며
[목요논단] 4·19 자유의 꽃내음 맡으며
  • 박창원 교수 충남도립대 인테리어패션디자인과
  • 승인 2016.04.13 19: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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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지나가니 역사의 호칭도 바뀐다. 4·19학생의거를 이제는 4·19혁명이라고 부른다. 반대로 5·16혁명은 5·16군사쿠데타로 바뀌어 불린다. 세상을 하나의 책으로 본다면 그 책을 바라보고 설명하고 해석하는 사람들의 기준에 따라서 교과서가 바뀌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치 요즈음 소비자를 참여형 소비자인 prosumer라고 하는데 이미 역사책 역시 참여형 역사인 것이다.
역사는 승리자의 것이라고 말한다. 승리자가 그것을 어떻게 기술하는가가 그 역사가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역사학자들은 그것을 다시 살펴보고 해석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 현재의 입장 그것을 재구성 설명해보려고 한다. 해석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대표적인 역사왜곡이 일본의 한국사 왜곡이다. 일본은 이미 자신들이 고대부터 한반도에 식민지를 구축하고 지배했다고 주장해왔다. 일제 식민지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아직도 일본의 역사 왜곡은 성노예 할머니들과 독도 주권을 바꾸려는 시도를 통해 진행 중이다.
4·19혁명은 3·15부정선거에 반발해 전국 각지에 일어난 청년학생과 국민들의 항의 시위이다. 청년학생들과 국민들이 역사의 범죄자인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열 수 있게 된 사건이다. 이는 이승만의 헌정을 파괴하는 사건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승만은 국가적으로 위헌을 저지르고 헌법을 자신들의 권력으로 무효화시킨 범죄를 저지른다.
이승만은 초대 대통령을 지냈다.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욕심으로 근대사 최고의 범죄자 중 한 사람이 되었다. 당시의 헌법은 대통령직은 1차 중임제이다. 이미 이승만은 8년에 걸쳐 두 번의 대통령을 역임했기에 권좌에서 물러나야했다. 그러나 과욕으로 그는 헌법을 개정하려고 했고 국회에서 개정안이 부결되고 폐지되자 불법의 범죄를 저지른다.
이승만과 자유당은 국회의원 203명의 2/3인 135.33란 수치의 소수점은 없애 버려야한다고 주장하며 135표를 얻은 자유당 개헌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록위마의 순간이었다. 이는 마치 소수점 차이로 떨어진 국회의원이 자신이 당선자라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또 세계적으로 지탄이 되고 있는 러시아 푸틴의 대통령 연임상황과 비슷하다.
그 뒤 이승만에게 한 달의 행운이 찾아왔다. 자유당과 이승만은 315선거에서 투표함을 바꿔치기하고 엄청난 금품 선거를 저지르는 등의 선거 범죄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된다. 이미 국민의 마음은 대통령을 떠나 있었지만 당시 유력한 대통령 후보였던 신익희는 유세도중 사망해 이승만에게 행운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한 달의 행운이었다. 이승만으로서 당시의 당선에 큰 만족감을 표명했겠지만 한 달 뒤 4·19혁명에 의해 정권이 붕괴돼 망명했고 다시는 조국으로 돌아 올 수 없었다. 우리 역사상 가장 큰 죄인 중의 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두고두고 역사의 죄인으로 남게 됐다. 자유를 억압하는 자유당의 몰락이었다.
지금 이승만을 추모하는 국민들도 있다. 하지만 백년 이백년 후의 후손들이 헌정 문란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볼까? 후손들은 이승만에 대해서 김구의 민족정신을 비교하고 윤봉길, 이봉창, 안중근 등의 동시대 민족 애국자들과 대비하며 바라보려고 하지 않을까?
얼마 전 이승만 찬가의 최우수상 등의 공모당선작들의 두운이 이승만의 죄악상에 대한 고발 내용이었다. 최우수작에는 ‘니가가라 하와이’라는 대목의 두운이 있었다 한다. 참 냉소적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암살자에게 돌아가신 백범 김구의 입장에서 그들을 어떻게 바라볼까? 대통령이 되려고 범죄자가 된 이승만과 상해 임시정부에서 문지기를 자청한 김구의 성숙의 차이는 어디에 있는가?
현재 우리의 헌법에 4·19혁명 정신이 명시돼 있다. 4·19혁명이 자유의 억압자를 몰아내고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지켜낸 쾌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범죄자를 칭송하는 시를 쓰게 한 단체명이 자유경제원이다. 자유를 억압한 범죄자를 자유를 표방하는 단체에서 칭송시를 읊게 할 수 있는가? 그러면 우리 헌법에 명시된 4·19혁명 정신은 무엇인가? 또한 지금도 매년 4월 19일에 행하는 국가의 행사와 자신들의 가족의 묘에 헌화하며 울부짖는 사람들은 무엇인가?
세월호 희생자들을 어묵으로 표현한 극우주의 단체들이 희생자와 그들의 가족을 두 번 죽이는 일과 같다. 이는 4·19묘역에 묻혀 있는 4·19혁명의 주역들에 대한 모독이며 역사적인 범죄의 찬동으로 이해될 수 있다. 반면 김영삼 정부가 4·19혁명을 우리의 헌법에 명시하게 한 역사회복 운동에 대한 모독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선정된 백범 김구의 백범일지에 꽃을 심을 자유는 있지만 꽃을 꺾을 자유는 없다는 대목이 나온다. 자유를 훼손하는 자들에게 경고를 보내고 자유라는 나무를 심어 우리에게 민주주의의 꽃의 향기를 마음껏 흠향하게 한 4·19혁명의 희생 영령들에게 영원한 추모와 헌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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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연 2016-04-14 12:26:42
용기있으신 지적이며 우리 자녀들에게 꼭 들려주어야 합니다.4.19 정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