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평] 북한 체제불만, 실제 상황으로 번진다
[충남시평] 북한 체제불만, 실제 상황으로 번진다
  • 김법혜 스님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상임위원
  • 승인 2016.04.18 18: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류경식당 종업원 13명의 한국 탈출행(?)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실제 상황이었다. 중국을 빠져나온 이들은 태국 방콕으로 나와 육로로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으로 이동, 북한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한국 관광객으로 옷차림을 위장하고 입국하는데 성공했다. 
중국 류경식당 상호는 북한 정권이 ‘혁명의 수도’로 부르는 평양·고구려의 옛 도읍이었음은 누구나 알지만 수많은 별칭이 있는 것을 모를 것이다. 병칭 하나가 ‘류경’(柳京)이다. 버들이 우거진 수도란 뜻으로 평양은 예로부터 봄이면 버들가지가 늘어지는 곳이었다.
유화 부인이 고구려 건국 시조 고주몽의 어머니인 게 우연은 아닌 듯싶다. 이 음식점 상호 ‘류경’이 국내외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성업했다. 중국 저장성에서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운영한 이 식당의 종업원 13명이 한국으로 집단 탈출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제는 식당 문이 닫혔으나 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북한은 당·정·군 간부 자녀와 친인척 중에서 해외 식당 종업원들을 선발하기 때문에 이번 집단 탈출이 미치는 파장은 무척 충격적이다.
북한이 해외에서 외화벌이를 위해 운영해온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 사건과 북한 정찰총국 출신의 북한군 대좌(우리의 대령), 해외주재 외교관 등의 잇단 탈북 등은 중국을 비롯한 해외 각국에 나가있는 해외 거주자에 대해 관리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번 탈출사건은 최근 해외 북한식당들의 경영난이 가중된 데 가장 큰 요인이 생겼다. 북한은 중국 등 해외 12개국에서 식당 등을 운영하면서 외화벌이에 나섰으나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와 한국, 중국 등의 대북 독자제재 여파로 대부분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왔다.
이번 조치로 중국에 있는 (100여 개) 북한 식당은 50% 이상이 이미 문을 닫았고 종업원 수도 대폭 감소됐다. 때문에 해외 북한식당에 근무하는 종업원들이 대거 소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북한행을 꺼리는 종업원들의 추가 탈북사태가 발생할지도 주목되고 있다.
국내 입국한 북한 종업원 13명은 외화벌이 일꾼으로 출신 성분이 좋고 북한 내에선 중산층 이상으로 신분이 안정된 사람들로 알려졌다. 또 대남 공작업무를 담당한 북한 정찰총국 출신 북한군 대좌(우리의 대령)역시 지난해 탈북해 한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정찰총국의 대좌는 인민군 일반부대의 중장(별 2개·우리의 소장)급에 해당하는 직위다. 북한군 장성이 탈북해 입국한 사례는 아직은 없었다. 북한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중 접경지역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면서 탈북자 수는 감소했지만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은 오히려 늘어났다.
외교관도 잇따라 탈북해 작년 5월 아프리카 A국 주재 북한 외교관이 탈북해 부인, 두 아들과 함께 국내 입국하기도 했다. 이런 줄 탈북으로 북한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을 응징하기 위한 유엔의 대북제재 국면에서 김정은 정권이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우선 북한 혈맹인 중국의 대북 압박 수위도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 일이다. 이번 탈북의 가장 큰 특징은 한 ‘직장’에서 동료 13명이 북한 측의 심한 감시망을 벗어나 한꺼번에 탈북한 것에 눈여겨 볼 일이다.
지금까지의 탈북은 대개 혼자 또는 가까운 친구·동료 몇 명과 함께 했다. 10여 명이 넘는 집단탈출은 대부분이 마음을 같이 할수 있는 가족 단위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성분이 좋고 여권도 발급 받은 핵심계층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국가안전보위부는 해외식당을 운영하면서 식당별로 최소한 1명의 보위부 요원이 파견돼 감시, 통제를 해온 상태에서 종업원의 내부 고발자까지 심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집단 탈북 결심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점은 북한의 반발심과 자유를 만끽하기 위한 증거를 보여준 셈이다.
북한 체제에 대한 불만이 이심전심으로 만연해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북한 정권의 종말도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대한민국은 이런 엄중한 인식을 가지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우선 대북 제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이번 탈북의 직접적 계기도 국제 제재로 인한 ‘충성자금’ 상납 압박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 종업원의 동요도 한국 드라마와 가요 등을 접하면서 시작됐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자유의 물결’을 북한 내부로 유입시켜야 한다. 탈북은 중국과 동남아 국가의 묵인·협조로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국제 협력을 배가해야 한다. 탈북자들이 잘 정착하도록 도와주고 모범 사례를 전파해서 북한 주민들의 동요·이탈을 촉진해야 할 줄 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