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논단] 총선의 악몽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목요논단] 총선의 악몽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 박창원 교수 충남도립대 인테리어패션디자인과
  • 승인 2016.04.20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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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치가 악몽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8년 전 이명박 정부가 진보 정권에게 붙인 ‘잃어버린 10년’이란 표현이 무색하게 이제 보수정권은 ‘잊어버리고 싶은 10년’을 만들어가며 역사와 국민에게 악몽과 절망을 던져주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이번 총선은 여당에게 악몽을 선사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악몽에서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는 미망의 상태에 있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의 참패는 악몽을 던져준 국민들이 여당에게 되돌려준 악몽이었다.
2년 전 세월호 사건은 국가적 악몽이었다. 정부가 이렇게 무능할 수 없었다. 보통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었어도 그렇게 많은 희생자가 탄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인 여러 정황들이 국민들에게는 악몽을 던져줬다. 하지만 당시 무능한 정부에 대한 심판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야권은 악몽을 꾸게 된다. 당시 보궐선거의 결과는 여당의 완승으로 마감하고 그토록 엄청난 무능을 보여준 정부였지만 국민들의 선택은 야당에게 등을 돌리고 있었다.
그 뒤 자만한 대통령의 통치 방식은 폐쇄적으로 흘렀고 소통보다는 자폐적 정치행위가 주를 이뤘다. 참 불통정치의 악몽의 시기이었다. 이러면서 대통령과 함께 하기로 도원결의를 한 김종인, 진영, 이상돈 교수 등은 대통령을 떠났다. 토사구팽을 당했다. 그들과 함께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공약은 그들을 버리면서 빈 약속이 돼 버렸다. 그들에게는 악몽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모두 을이었다.
그 뒤로 갑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문고리 권력이 어땠느니 십상시가 주도하느니 하며 대구 복집 사건의 주동자였던 김기춘을 비서실장에 앉혔다. 일반 국민들도 좀 갸우뚱했다. 저렇게 나이 많고 흠이 있는 인물을 비서실장에 앉히는 것이 긍정적인 풍경은 아니었다. 그래도 국민은 참았다. 아직은 악몽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세월호 사건 동안 빈 9시간에 대한 여러 가지 부정적인 루머가 돌았다. 그러나 그것은 통치행위라는 이름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어둠 속에 묻어두게 됐다.
하지만 역사 교과서와 정신대 할머니들을 처리하는 방식에서 또 다른 악몽은 시작됐다. 역사적 선택에 실망한 여론은 대통령과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대통령의 폐쇄성이 개인적인 자질인 듯한 인상을 받았다. 한 발 더 나아가 야당과 대화정치를 시도하던 여당원내대표를 배신의 정치라는 말로 쳐내면서 국민들이 보기에 여당의 혁신은 이 때부터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였다.
안타까운 것은 국민들에게 싸우지 않는 국회 혁신을 위해 만든 국회선진화법이 악법으로 판단되기 시작했다. 참으로 희망에 대한 저주였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이 한 번에 무너져버린 결과를 낳았다.
국민들은 국회의원들끼리도 왕따가 있고 힘 있는 자가 국회 내에서도 힘없는 자를 짓밟는다는 것을 보았다. 참으로 인간으로서도 악몽이었다. 국민들의 무의식 속에는 약자들도 인간적인 대접을 받는 정의롭고 공화로운 국가에 대한 바람은 희망이 없어져버렸다. ‘내부자들’이나 ‘베테랑’ 같은 영화 속에서나 대리만족을 할 수밖에 없었다.
여당 원내 대표의 국회선진화법을 위한 타협과 대화를 통한 노력은 우리 정치를 한 발 더 나가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됐다면 우리의 정치사는 한 발 더 나갈 수 있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좋은 기도는 그에게 악몽으로 다가왔다. 좋은 의도가 배신으로 낙인찍히는 패거리 정치가 그를 몰아냈다. 그 처음에 대통령의 사주가 있었다. 유승민 의원의 소통의 정치가 좌절된 뒤 결국 국회는 파국으로 치닫게 됐고 그 뒤의 국회는 역사상 최고의 일하지 않는 국회로 전락하고 만다. 그 모든 책임을 대통령과 여당은 자신들의 폐쇄적 결정을 따라주지 않는 야당 책임으로 몰았다. 참으로 악몽의 19대 국회였다.
지금 우리는 정치와 경제에서 악몽의 시기를 지내고 있다. 현 정치에 대한 평가는 모든 계층과 지역, 보수와 진보를 넘어 부정적 평가가 압도이다. 이에 더해 지금의 국가 운영의 정치력에 역시 냉소와 저주가 팽배해 있다.
이럴 때 우리 국가와 국민들의 삶에 대해 책임져야 할 대통령의 인식은 아직도 폐쇄적이다. 속 좁은 여성처럼 대통령은 아직도 화가 안 풀린 것 같다. 아마 아직도 마음속에는 이것이 악몽이길 바라고 있는 것 같다.
대통령과 여당의 태도가 지금까지 안 바뀌었는데 하루아침에 바뀔 수가 있겠는가. 그것을 기대한다면 큰 오산이겠지만 대통령과 여당이 스스로의 미망과 악몽에서 깨어나 우리 국민에 대한 두려움을 가져주었으면 싶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는 한 때는 친박이었던 전 여당 전 원내대표의 말을 되새기길 바란다.
그리하여 아버지 시대에 우리의 국민을 악몽으로 몰고 갔던 독재의 시대의 미망에서 벗어나 민주적이며 정의롭고 공화로운 시대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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