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周易)으로 본 세상] 지도자의 덕목과 ‘지천태괘’
[주역(周易)으로 본 세상] 지도자의 덕목과 ‘지천태괘’
  • 김재홍 충남대학교 교수
  • 승인 2016.04.2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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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공천의 과정을 거치면서 주권자인 시민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일여다야’ 구도속에 여당이 참패하는 이변을 낳았다.
이번 선거에서 당리당략과 사리사욕이 아닌 진정한 리더십을 원하는 국민들의 바람이고 응징한 결과다.
지도자는 국가라는 거대한 집단을 이끌고 나가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흔히 지도자를 항해하는 선박의 선장에 비유하기도 한다. 선장이 올바른 항로로 선원들을 잘 이끌고 가면 승객과 선박을 예정된 항구에 무사히 도착시킬 수 있다.
그러나 그가 무능하거나 나태해서 목표를 잘못 정하거나 선원들을 제대로 지휘하지 못하면 그 항해는 실패하게 된다. 지난 세월호 사건과 같이 비극적인 상황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가족과 같은 작은 집단에서부터 국가와 같은 큰 집단에 이르기까지 지도자의 역량에 따라 그 집단의 안정과 발전 여부가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어느 나라, 어느 민족도 고난과 시련이 비켜갔던 역사를 가진 곳은 없다. 그러한 고난과 시련이 닥칠 때마다 국가와 민족의 흥망은 그 나라 지도자의 리더십에 의해 결정돼 왔음을 역사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지도자의 바람직한 덕목을 주역의 창을 통해서 조망해보고자 한다.
주역의 지천태괘(地天泰卦)에서 태평성대와 소통의 세상을 위한 군자의 덕목은 무엇인가에 대해 “군자는 거친 것을 포용해 주고, 황하를 맨몸으로 건너는 용맹을 쓰며, 멀리 있는 것을 버리지 않고, 붕당을 없애고, 중도(中道)로 행하면 숭상함을 얻으리라.”라고 했다. 이 구절의 내용은 천하의 태평성대를 이루기 위해 군자인 지도자가 가져야 할 네 가지 덕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첫째 지도자는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포황(包荒)이란. 거칠고 더러워진 것을 모두 감싸주는 포용력을 말한다. 원래 황(荒)은 잡초가 무성한 거친 논밭을 의미하나, 여기서는 난잡(亂雜)한 소인이나 혹은 말을 잘 듣지 않는 잡다한 사람들까지 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거친 것을 감싼다는 것은 군자의 도량이 넓어 거칠고 더러워진 사람들까지 남김없이 다 받아들이고 화합하는 것이다.
또 군자가 소인을 대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군자는 소인을 멀리하되, 미워하지 않고, (나 자신을)엄하게 하나니라.”라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은 군자는 천도(天道)에 머무는 덕을 가지고 소인을 멀리하되 미워하지 말고, 자신에게 더욱 더 엄격하게 함으로써 군자의 덕으로 소인을 감화시키고 교화를 시켜 나가라고 말하고 있다.
둘째, 지도자는 과단성과 용기가 있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용빙하(用馮河)의 빙(馮)은 맨발로 건널 ‘빙’이다. 배나 뗏목으로 강을 건너지 않고, 맨발로 걸어서 강을 건너려하는 것이다. 이것은 성인지도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결행하는 과단성과 용기를 비유한 말이다. 따라서 지도자란 넒은 도량으로 소인을 포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동시에 진리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맨발로 큰 강을 건너는 결단력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셋째, 멀리 있는 것까지도 버리지 않고 모두 헤아리는 총명과 지혜가 있어야 한다.
지도자란 집단내의 구성원들의 전부를 바라볼 줄 아는 전체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그리고 집단 구성원 개개인들의 작은 고충까지 놓치지 않고 배려하는 지혜가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이것은 집단 구성원들로 하여금 그 집단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헌신토록 할뿐 아니라 지도자와 구성원들 간의 신뢰감 형성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넷째, 지도자는 공명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붕망(朋亡)은 공평정대를 말한다. 인사관리나 신상필벌에 있어서 학연, 지연, 혈연 등의 연줄에 따라 사사로운 정을 주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지산겸괘(地山謙卦) 대상사에서 “군자는 많은 것을 덜어서 적은 데에 더하며, 물건을 저울질하여 베풂을 고르게 하나니라”고 밝히고 있다. 이 구절은 공명정대하게 일처리를 하라는 것이다.
또 지도자는 공명정대한 천도(天道)의 올바름에 머물러야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하여 뇌천대장괘(雷天大壯卦)에서 “군자는 예가 아니면 행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는 광명정대한 천도대로 움직이라는 의미이다. 다시 말하면 천(天), 즉 지극히 정대(正大)한 도(道)를 실천하는 모양이다. 그러므로 바른 도와 예를 행하는 것이니 비례불리(非禮弗履)라 한 것이다. 요컨대 지도자인 군자는 포용력을 가지고, 소인배를 감싸면서 자신에게 더욱 엄격하여 소인들은 교화하면서 예로써 행하라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주역에서는 지도자의 바람직한 덕목으로는 관대하게 포용하는 도량(포황包荒)과 모든 일을 과감하게 결행하는 결단과 용기(용빙하用馮河)를 깆춰야 한다.
더불어 멀리 숨어있는 곳까지 살펴볼 수 있는 총명한 지혜(불하유不遐遺)와 공평무사한 덕(붕망朋亡)으로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지배자가 아닌 지도자가 가져야 바람직한 덕목이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 지도자들이 이러한 덕목으로 지혜를 발휘한다면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할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바람직한 상생과 소통의 모형을 모색하는 사회통합의 계기가 만들어 질수 있을 것이다.
때마침 26일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중앙 언론사 보도·편집국장과 간담회를 열고 각계각층과 협력하고 소통을 다짐했다.
소통과 협력으로 남은 임기 중 안보를 잘 챙기고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어 국민의 삶이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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